한 달 전에 이베이에서 구매한 시계
가격도 싸고 NOS라길래 충동적으로 구매했었음
받고보니까 기스도 많고, 5시와 6시 인덱스 사이 글래스에도 금이 가 있었음
NOS라더니 시발...
어쨌든 기스는 괜찮은데 글래스는 너무 거슬려서 혼자 교체하기로 결심함
첫 시계가 각기수동이었는데 각기도 운모로 교체해본 경험이 있어서 자신있었음
일단 글래스 지름을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서 뚜따하기로 했음
그런데 무브먼트에 용두를 빼는 구멍이 안보임
카키필드는 딱봐도 누르면 용두 빠질 것 같이 생긴 구녕이 보이는데
이건 아무리 봐도 안보임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무브먼트 아래쪽에 숨어있는데
이새키가 특이하게도 RUN상태일때만 보임
나는 당연히 작동을 멈추려고 용두를 뽑아 놨었고, 그래서 안보였던거.
쿼츠는 처음 분해하거라 잘 모르는데 원래 이런건가?
어찌저찌 무브먼트를 뽑아내고 글래스의 지름을 측정했고
지름은 3cm
그리고 다시 케이스에 글래스를 꼈는데?
안들어간다.
좆됐다하고 케이스를 주의깊게 살펴보니
글래스가 빠진게 아니라 위아래로 꺠져서 분리된거였음
이렇게 깨진 이유가 있었는데
이 시계는 그냥 운모만 있는 구조가 아니라 armoured crystal이라는 거였음
아래 사진을 보면 운모 안에 금속고리가 있는게 보임
운모는 열변화가 크기 때문에 물에 취약한데
운모안에 텐션링이라는 고리를 집어 넣어서 운모랑 케이스를 단단히 고정하여 방수를 보장하는 구조임
내 시계가 1976년 시계니까 거의 50년 동안 힘을 받아 깨진듯?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armoured crystal 뽑아내는 고문기구같이 생긴 전용 도구도 있음
그래서 이런 고물 파츠를 어떻게 구하나 막막했는데
독일에서는 아직도 이런걸 팔고 있네?
watchparts24라는 사이트로
지름을 소수점 단위로 팔고 있는데
내 시계는 30mm끼면 안되고 30.1mm껴야 한다는 조언도 얻었음 ㄳㄳ
배송은 거의 2주 정도로 예상됐고
어차피 오래 걸리는거 제대로 방수 처리 제대로 해야겠다 마음먹음
그래서 알.리에서 방수에 필요한 재료들 좀 샀다
케이스백 o-ring, crown o-ring, 실리콘 그리스
기존에 있던 o-ring들은 오랜시간 경화돼서 잡아 당기자마자 끊어졌다
새로 산 o-ring을 실리콘 그리스 통 안에 넣고 뚜껑을 닫고 돌리면
골고루 그리스가 묻게 된다
크라운에도 실리콘 그리스를 바르고 끼워준다
armoured crystal을 끼워줄 차례
프레스기의 플라스틱 부분을 자세히 보면 중앙 부분이 움푹 들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위에 있는 고문기구랑 같은 원리로
플라스틱의 튀어나와 있는 부분이 운모의 가장자리 부분에만 힘을 줘서 중심방향으로 수축시켜서 쉽게 집어 넣을수 있다
이걸 처음에는 몰라서 힘으로만 억지로 집어넣으려다가 못 넣어서 고생했음
이제 방수 테스트
케이스 안에 휴지를 넣고 30분 기다렸다
다시 꺼내보니 휴지는 뽀송뽀송했음
생활방수 정도는 기대해도 될듯
다시 조립하면 완성
재치글래스는 플랫이였는데
돔으로 바꾸니까 매우 만족!
시계 가격보다 수리비용이 더 나왔지만 재미있었음
고물 몇개 더 사서 또 뚜따할 계획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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