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야 가려”… 승강기에 붙은 무허가 전단지 뗐다가 검찰 송치된 여중생, 결국 이렇게 됐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아파트 승강기 내 비허가 게시물을 뜯은 10대 중학생 A양에 대한 재물손괴 혐의에 대해 보완 수사 후 ‘혐의 없음’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7일 밝혔다.

거울을 보다가 승강기에 붙은 게시물 떼어내는 A양 / JTBC 유튜브 채널

A양은 지난 5월 11일 용인시 기흥구의 한 아파트 승강기를 타고 귀가하던 중 거울에 부착된 게시물을 뜯은 혐의로 입건됐다.

당시 A양은 게시물이 승강기 거울을 가려 시야를 방해해 이를 떼어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문제의 게시물은 아파트 내 주민자치 조직이 하자보수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부착한 것으로 관리사무소나 입주자대표회의의 승인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당초 A양의 행동이 재물손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사건을 지난 8월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게시물의 관리와 철거는 관리주체의 권한이지만, 해당 게시물이 관리주체의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점과 이를 제거한 것에 대해 재물손괴 혐의를 적용한 것이다.

또 게시물이 단순한 광고 전단이 아닌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중요한 내용이었다는 점도 고려했다.

하지만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후 A양의 부모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사건의 재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경찰은 보완 수사를 결정하고 사건과 유사한 사례를 분석했다.

경찰은 80여 건의 유사 사건을 검토한 결과 해당 게시물이 승강기 거울의 기능을 방해하고 있었다는 점, 그리고 A양이 고의로 게시물을 훼손한 의도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한 경찰은 게시물이 아파트 주민의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단순히 광고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고의적인 재물손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이러한 보완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A양과 관련된 3명 모두에 대해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서 재물손괴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이유는 거울의 기능이 방해됐고, 게시물을 뜯은 이들이 고의로 손괴를 저지른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와 유사한 사건들 중에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경우가 많았으나 이번 사건은 거울의 기능 방해와 손괴의 고의성 여부를 세밀하게 분석한 결과, 고의적인 손괴는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