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현역 은퇴를 선언한 SSG 랜더스 외야수 추신수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우승을 꼽았다.
SSG는 7일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에서 추신수 은퇴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행사는 기념 영상 상영, 꽃다발 전달 및 기념촬영, 은퇴 소감 발표, 커리어 중 기억에 남는 순간 5가지 소개, 미디어 기자회견, 은퇴 기념 유니폼 사인 세리머니 순으로 진행됐다. 팀과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인 김광현, 전날 FA 계약을 마친 최정은 선수단 대표로 추신수에게 꽃다발을 건넸다.
아마추어 시절을 포함해 30년 넘게 야구선수의 길을 걸어온 추신수는 기억에 남는 순간 5위로 2020년 로베르토 클레멘테상 후보 선정 및 기념 트로피 수상을 꼽았다.
로베르토 클레멘테 상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에서 사회봉사 활동, 스포츠맨십 등 도덕적인 부분에서 모범적인 활동을 한 선수를 매년 선정해 시상하는 상이다. 첫 시작인 1971년 상의 명칭은 ‘커미셔너 특별상’이었는데, 1972년 말 니카라과 지진 피해 구호물자를 긷고 가다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로베르토 클레멘테를 추모해 1973년 명칭이 제정됐다.
팀별 1명씩 수상 후보가 선정되고, 최종 수상자는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와 클레멘테 유족, 팬 투표 등으로 결정된다. 구단 선정 후보자에게도 기념상이 수여된다. 추신수는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텍사스 산하 마이너리거들을 위해 1000달러씩 총 19만1000달러를 기부했으며, 대한민국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구지부에는 같은 이유로 2억원을 기탁했다.
추신수는 "야구 외적인 것이긴 한데, 로베르토 클레멘테 선수의 역사를 100% 다 아는 건 아니지만, 선수 생활을 하면서 그가 어떤 선수였고 어떻게 사회에 공헌했는지 들었다. 야구선수이기 이전에 멋진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며 "상을 원해서 야구했던 적이 없었는데, 이때는 왠지 몰라고 상을 받고 싶더라.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한 번씩 마이너리그에 내려올 때마다 그들이 어떻게 하는지, 베푸는지 봤기 때문에 '나도 언젠가 빅리거가 되면 사회, 마이너리그 선수들에게 되돌려줘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기억에 남는 순간 4위는 2009년 아시아 출신 빅리거 최초의 20홈런-20도루였다. 당시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소속으로 활약하던 추신수는 10월 4일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1개를 추가하며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최초로 20-20을 달성했다. 그해 추신수는 156경기 175안타 타율 0.300 20홈런 86타점 21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83의 성적을 남겼다.
3위는 2015년 아시아 출신 빅리거 최초의 사이클링 히트였다.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던 추신수는 2015년 7월 22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서 2루타-홈런-안타-3루타를 기록하면서 텍사스 구단 역대 8번째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라는 곳에서 야구를 하고 싶었고, 메이저리그라는 곳에 닿을 것만 같았는데, 가까이 있으면서도 닿지 않더라. 그런데 20-20을 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도는데, 몸에 소름이 돋았다"며 "키도, 체격도 메이저리그 선수들보다 특별한 게 없었다. 운동장에서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고 느꼈고, 누구보다 일찍 출근하고, 한 발 더 뛰면서 한 번이라도 더 스윙을 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2015년은) 최악의 시즌이었다. 첫 6주 동안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에서도 가장 타율이 낮은 선수였다. 그런데 사이클링 히트 이후 내 성적도, 팀 성적도 더 나아졌던 것 같다. 1할도 안 되는 타율에서 시작해 0.276으로 끝냈다. 다른 것보다도, '아시아 최초'라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며 "박찬호, 서재응, 최희섭 선배님이 먼저 길을 개척하시지 않았다면 나도 메이저리그를 도전하지 않았을 것이고, 꿈이 더 커지지 않았을 것 같다. 선배님들이 계셨기 때문에 더 큰 꿈을 갖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추신수의 커리어에서 빠질 수 없는 순간 중 하나는 52경기 연속 출루다. 2018년 텍사스에서 뛴 추신수는 5월 14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을 시작으로 7월 21일 클리블랜드전까지 52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갔다. 스즈키 이치로의 43경기를 뛰어넘고 아시아 출신 선수로서 최장 기록을 만들었으며, 이는 텍사스 구단 단일 시즌 최장 기록(종전 훌리오 프랑코, 46경기)이기도 했다.
52경기 연속 출루를 기억에 남는 순간 2위로 꼽은 추신수는 "기록을 만들고 보면 간단해 보이지만, 경기 수가 많다. 모르는 분이 더 많을 텐데, 10경기 이후부터 다리 상태가 좋지 않아서 치료를 받으면서 경기를 뛰었다. 수비에 나가지 않고 지명타자로만 나갔던 것 같다"며 "기록이 깨질 위기가 5번 정도 있었는데, 혼자만의 힘으로는 할 수 없었다. 팀 동료들이 도와줬기 때문에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비하인드 스토리도 공개했다. 그는 "10번째 경기 전후로 경기 전에 쌀국수를 먹었는데, 그걸 시작으로 당시 테이블에서 같이 쌀국수를 먹은 선수 1명, 프런트 직원 두 분과 43경기 정도 (쌀국수를) 계속 먹었다. 그때부터 쌀국수를 안 먹는다고 했는데, 자신 때문에 기록이 깨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렇게 해줬다고 하더라. 큰 건 아니었지만, 작은 마음이 모여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기억에 남는 순간 1위는 바로 2022년 SSG의 5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었다. SSG는 개막전 승리를 시작으로 정규시즌 144경기 내내 1위를 지키면서 KBO 정규시즌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했으며,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구단 통산 5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메이저리그 시절을 포함해 처음으로 우승을 경험한 추신수는 6차전 종료 후 한참 동안 눈물을 흘렸다.
당시 추신수는 5경기 25타수 8안타 타율 0.320 6득점 OPS 0.774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6차전까지 전 경기 안타를 때렸으며, 한국시리즈에 출전한 전체 타자 중에서 득점 1위, 안타 3위를 마크했다.
추신수는 "'우승'이라는 두 글자 때문 아닐까 싶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이 두 글자를 위해 땀을 흘리는 것 같다. 그 단어가 아니라면 굳이 아프면서까지, 땀을 흘리면서까지 훈련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34년 동안 야구하면서 우승이라는 걸 바랐던 사람이었다. 미국에서도 우승을 하고 싶었는데, 한국에서 우승을 하게 됐다. 모든 걸 보상받는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또 추신수는 "선수로서 이기기 위해서, 지지 않기 위해서 항상 훈련해왔다. 그런 마음을 조금이나마 다른 선수들과 나누고 싶었다. 팬들 앞에서 지는 경기를 하고 싶지 않은 건 누구나 마찬가지"라며 "선수들에게 이기는 방법, 또 이기기 위해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 공유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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