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제조업의 부흥을 통해 더 강한 미국을."
'미국 우선주의'를 천명한 트럼프 2.0 시대가 열렸다. 강력한 보호 무역주의, 동맹·비동맹을 가리지 않는 강력한 관세 폭탄, 대(對)중국 견제 강화 정책 등 트럼프노믹스의 '브레이크 없는 질주'가 예상되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풍전등화 상황에 놓였다. 국내 산업계는 "트럼프 2기 정부의 미국 제조업 르네상스에 적극 협력하겠다"면서도 통상 환경 변화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7일 미국 제47대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자 한국 산업계는 기민하게 움직였다. 트럼프 통상 정책의 직격탄을 맞는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조치에 따른 급격한 환경 변화가 예상되지만 늘 그랬듯 우리 기업은 위기 속에서 기회를 발견할 것"이라면서도 "대중 견제를 통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틈새 전략을 빠르게 찾아야 한다"고 우려했다.
배터리 업계는 공식 입장을 통해 "한국 기업들은 미국의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면서 "트럼프 시대를 맞아 앞으로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에 한국이 적극 협력하겠다"고 반응했다. 자동차 업계도 "한국 기업은 미국 투자를 통해 현지 고용 창출에 기여한 1등 공신"이라며 "앞으로 한·미 협력 방안을 적극 확대하겠다"고 했다.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외 환경은 트럼프 1기 때보다 더 악화됐다. 경제 구원투수였던 수출은 연말로 갈수록 증가세가 둔화하며 힘을 잃고 있다.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인 잠재성장률은 2% 초반대로 추락하며 이대로라면 1%대 진입이 코앞이다. 정부가 강조한 '수출을 중심으로 한 경기 회복의 온기'가 아직 내수에 온전히 전달되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의 귀환'으로 수출 온기마저 빠르게 식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실질경제성장률이 1% 감소할 때 중장기적 실질민간소비 증가세가 70~80% 수준을 유지하며 동반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감소로 경제성장률이 정체되면 민간소비 회복은 더욱 어렵다는 의미다.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이 포함된 한국경제인협회는 다음 달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미국상공회의소와 한·미 재계회의를 개최한다. 트럼프 당선 이후 처음으로 개최되는 이번 회의에는 '미국통'으로 분류되는 류진 한경협 회장을 비롯해 4대 그룹 사장단이 대거 참석해 새롭게 구성될 트럼프 2기 내각 관료들과 싱크탱크, 미 의회 주요 인사들과 만난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 여론과 달리 미국 시장은 이미 트럼프가 차기 대통령이라는 전제 하에 움직이고 있었다"면서 "선택의 시간은 끝났다. 이제 행동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상, 첨단산업, 에너지, 금융, 대북정책 등 다양한 영역에서 큰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각 기업이 구상한 시나리오별 플랜을 적극 가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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