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서효림 기자] 트럼프 당선자는 대선 기간 내내 집권에 성공하면 ‘미국 우선주의’를 바탕으로 한 정책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는 첫 번째 임기보다 더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촉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 산업계는 변화의 격랑을 맞이하게 됐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가 미국 국내 산업 역량과 일자리를 위협하는 수입품에 더 많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관세 리스크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중국산 철강의 저가 덤핑과 시황 악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철강업계는 트럼프 첫 번째 임기 때의 관세 타격 충격이 되살아나고 있다.
철강업계는 트럼프 1기 행정부는 당시 무역확장법 232조를 통해 수입 철강재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당시 우리 정부는 유럽연합(EU), 일본과 달리 한국산 철강재에 대한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2015~2017년 철강 완제품 평균 물량의 70%로 수출량을 제한하는 것을 받아들여 한국의 대미 1년 치 철강 수출 물량인 380만톤의 68.4%(260만톤)에 대해서만 관세를 면제하고 초과 물량은 25%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미국 시장에서 힘을 잃게 됐다.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 행정부가 첫 번째 임기보다 더 강력한 정책을 가져온다면, 국내 철강업계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관세 리스크가 큰 수출 품목을 관리해야 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중국 제재의 불똥이 국내로도 튈 수 있다. 트럼프는 중국이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을 악용하는 것을 막겠다며, 협정을 수정하겠다고 나섰다. 현재 체결된 USMCA 협정에 따르면, 일정한 요건을 충족할 경우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제품은 무(無)관세로 교역된다.
USMCA체결 후 중국의 대미 수출 비중은 감소한 반면, 멕시코의 대미 수출 비중은 크게 증가했다. 트럼프는 중국이 USMCA를 악용해 멕시코를 우회로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25% 관세를 적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2026년 7월 USMCA 개정을 앞두고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가 중국의 우회로로 지목된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중국에 부과되는 관세도 문제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8월 중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를 기존 7.8%에서 25%로 인상했다. 수출길이 막힌 중국산 철강은 국내 시장으로 유입되었고, 게다가 중국 부동산 침체로 수요가 감소하면서 판로도 줄어들었다. 여기에 트럼프가 중국에 대해 더욱 극단적인 과세 정책을 도입할 경우, 국내 철강업계의 어려움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약에 따라 국내 산업은 직·간접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며 “정유업과 조선업은 우호적, 이차전지, 자동차, 철강, 반도체 등은 비우호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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