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며 임기를 마치는 날을 정확히 언급한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윤 대통령은 담화에서 “이제 임기 후반에 접어든다. 저는 2027년 5월 9일 임기를 마치는 그날까지 모든 힘을 쏟아 일할 것”이라며 “늘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남은 2년 반은 민생의 변화를 최우선에 둘 것”이라며 “그동안은 잘못된 경제와 국정 기조를 정상화하는 데 주력했으며, 거시 지표 중심으로 위기 관리를 중점에 뒀다면, 이제는 민생 변화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변화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야권에서 나오는 ‘임기 단축 개헌론’에 대한 불쾌감을 반영한 게 아니냔 말이 나온다.
임기 단축 개헌론이란 윤 대통령 임기 단축과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을 연계하자는 주장이다.
구체적인 개헌 방향을 두고선 여러 의견이 나온다. 김두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2026년 6월 지방선거일에 대통령 선거를 함께 치르는 방식으로 개헌을 추진하자고 주장한다. 그때 대선을 치르려면 윤 대통령 임기를 1년 단축해야 한다.
민주당 주류 의원들을 중심으로 최근 발족한 '임기 단축 개헌 연대 준비모임'의 주장은 한 발 더 나가 윤 대통령 임기를 2년 단축해 내년 5월까지로 조정하자고 주장한다. 준비모임 참여자인 민형배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헌법 부칙을 우선 개정해 임기를 단축할 수 있다"며 "조기 퇴진을 이뤄낸 이후 4년 중임제 도입 등 전반적인 개헌 논의를 진행해 합의가 가능한 부분만 개헌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이 임기 단축 개헌에 주목하는 이유는 윤 대통령 퇴진을 앞당길 수 있으면서도 탄핵보다 실현 가능성이 큰 방법이라는 데 공감하기 때문이다.
여권에선 당연히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친윤석열계 국민의힘 중진인 권성동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서 “대통령 임기 단축은 사실상 탄핵과 동일한 효과를 노린 것”이라면서 “현재 야당발 개헌론은 오직 현직 대통령을 흔들어보겠다는 정략적 암수로 점철돼 있다”고 했다.
그는 “국민이 5년 단임제로 선출한 대통령이다. 여당이 총선에서 패배했다고 대통령 임기를 단축시키겠다는 것이 도대체 말이 되나”라며 “결국 총선이 있을 때마다 개헌하자는 꼴밖에 안된다”고 했다.
권 의원은 “헌법재판소 판결에 의한 탄핵이 법적 탄핵이라면, 개헌을 통한 임기 단축은 정치적 탄핵”이라며 “탄핵을 위한 도구로 개헌을 악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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