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심리적 저항선'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외환당국이 언제 어느 정도 규모로 방어에 나설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0.4원 오른 1396.6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주간 거래 종가보다 4.9원 오른 1401.1원에 출발해 개장 직후 1404.5원까지 치솟았다. 장중 14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4월 16일(1400.0원) 이후 7개월 만이며 2022년 11월 7일(1413.5원)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다.
트럼프 측이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상대로 압승을 거두면서 달러는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아직 취임식(내년 1월 20일)까지 시일이 남았고 본격적인 정책 추진과도 시차가 있지만 당분간 강달러 기조가 지속될 공산이 크다. 미국 의회 상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싹슬이할 것으로 예상돼 트럼프 공약 이행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1달러=1400원' 환율이 뉴노멀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는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트럼프가 취임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정책보다 재정 정책을 쓸 가능성이 높다"며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의 내년 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지면 환율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상단은 1450원까지도 본다"고 말했다.
다만 원화 가치만 추락하는 것은 아니다. 엔화·위안화·유로화 등 주요 통화도 달러 대비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인덱스(DXY)는 6일 기준 105.444까지 치솟았다. 엔·달러 환율은 154엔 수준으로 올랐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기 정책이 구체화하기 전까진 당분간 환율이 이 정도 레벨에서 등락할 것"이라며 "원화만의 뉴노멀이라기보다 전 세계가 새로운 환율 기준으로 들어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외환당국은 시장 추이를 주시하며 필요시 개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각별한 긴장감을 갖고 예의 주시하겠다"며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면 단계별 대응 계획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도 "지난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향후 금리 결정에 환율이 고려 요인으로 포함될 것이라고 밝힌 만큼 현재 환율이 급등한 상황에서 외환당국의 미세조정 경계감이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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