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가수 로제의 '아파트'가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데 이어 넷플릭스 인기작 '오징어 게임' 시즌2가 다음달 26일 발표를 앞두고 본격 홍보 활동에 나서면서 'K-컬쳐' 관련주들이 활기를 띠고 있다.
증권가는 이 외에도 다양한 모멘텀이 있기 때문에 'K-컬쳐' 관련주의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英도 반한 '아파트'…K팝 여성가수 최고순위에 주류 관련주까지 '들썩'
지난달 18일 공개된 로제의 신곡 아파트는 이달 1일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에서 2위에 올랐다, 미국 '빌보드 핫100' 차트 에선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지만 '빌보드 글로벌 200'과 '글로벌 200(미국 제외)'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아파트'의 선풍적 인기에 국내 증시도 반응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YG PLUS(037270)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0원(1.26%) 오른 484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로제가 음원을 발표한 직후인 21일부터 28일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 이 기간 동안 주가는 157.8% 급등했다.
YG PLUS는 엔터테인먼트 인프라 및 지식재산권(IP) 사업을 전문으로 영위하는 기업이자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음원 유통사다. 현재는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하며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파트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기대감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가운데 단순 음원유통사업을 하는 지니뮤직(043610)·드림어스컴퍼니(060570)·모비데이즈(363260) 등도 수혜를 입었다. 해당 기업들의 주가는 21일부터 28일까지 7%에서 최대 40%까지 상승폭을 키웠다.
주류 관련주도 들썩였다. '아파트'는 국내 술 게임 '아파트 게임'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졌다. 지난달 20일 로제가 "가장 좋아하는 술은 ‘소맥’으로, 소맥은 소주와 맥주를 섞은 것"이라고 설명한 이후 외국인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하이트 진로(000080)는 한 때 2만1300원까지 뛰기도 했다.
◆ 로제가 촉발한 엔터株 부흥…한·중 교류 확대로 날개 달까
아파트의 글로벌 차트 열풍에 힘입어 엔터주들도 동반 강세를 시현하고 있다. 주요 엔터 종목으로 구성된 'KRX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지수'는 지난 8월 초 1539.68로 52주 최저가를 기록했지만 3개월여 만에 12.37% 상승했다.
특히 국내 4대 K팝 기획사들의 주가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YG엔터테인먼트(122870) 30.6% △SM엔터테인먼트(041510) 21.8% △JYP엔터테인먼트(035900) 9% △하이브(352820) 18.9% 등이 빠르게 낙폭을 회복하고 있다.
증권가는 로제의 글로벌 열풍과 블랙핑크, 방탄소년단(BTS) 등 의 복귀에 힘입어 엔터주의 실적 턴어라운드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BTS, 블랙핑크 등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아티스트들이 컴백해 공연을 중심으로 한 K팝의 부흥기가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정상적인 앨범 판매에 대한 자정 작용으로 조정이 진행됐던 앨범 매출액이 낮은 기저를 형성하고 있다"면서 "영미권 시장을 타깃으로 한 캣츠아이, 디어 앨리스 등 다국적 아티스트 풀(Pool)이 늘어나 K팝 외 장르로도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중국 정부가 최근 한국을 무비자 입국 가능 대상국으로 지정하면서 한중 간 교류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한국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것은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처음이다.
◆ 오징어 게임 시즌2 공개에 관련주 '급등'
'아파트'의 열기를 이어받은 것은 글로벌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였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0월31일 오징어게임 시즌2 관계자들이 이탈리아 루카에서 개최된 루카 코믹스&게임 페스티벌에 참석해 환호를 이끌어내자 투자자들은 오징어게임2 관련주 '옥석 가리기'에 나섰다.
이에 아티스트유나이티드(321820)·위지윅스튜디오(299900)·래몽래인(200350)·쇼박스(086980)·덱스터(206560) 등 기존 '오징어 게임' 관련주들이 반등했다. 관련 소식이 전해진 일부터 일까지 해당 종목들의 상승률은 최소 7%에서 최대 40%였다.
아티스트유나이티드는 '오징어 게임' 시즌2의 주인공을 맏은 배우 이정재가 최대주주다. 이정재는 아티스트유나이티드의 지분 23.49%를 보유하고 있어 '오징어 게임' 관련주들 중 대장주로 분류되고 있다.
위지윅스튜디오는 '이정재 사단'과 이전부터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이정재가 아티스트유나이티드를 인수하는 과정에서도 공동으로 투자에 참여해 현재 아티스트유나이티드의 약 4.7% 지분을 보유한 주주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달 30일 양사는 전략적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래몽레인은 최근 이정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으며 래몽래인은 위지윅스튜디오의 지문 약 4.7%를 보유 중이다.
쇼박스는 '오징어 게임' 제작사인 싸이런픽쳐스에 10억원을 투자한 이력으로 인해, 덱스터는 '오징어 게임' 시즌1에 이어 시즌2에도 음향효과에 참여해 작품 기대감에 따른 모멘텀이 유효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다음 달 26일 공개 예정인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시즌 1보다 4배 이상 제작비를 투입했다"며 "'오징어 게임'을 시작으로 다양한 한국 작품이 순차적으로 넷플릭스 공개 예정에 있어 K-콘텐츠 영향력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