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의 대권 지지율이 상승세다. 이에 ‘이재명 때리기’에 나서면서 여당 내 중진 5인 회동에도 박차를 가하는 등 한동훈 대표와의 차별화를 통해 대권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오세훈 3위 차지, 2년 만에 최고치
최근 오세훈 시장의 대권 지지율은 상승 추세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3위를 차지했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11월 4~5일 100% 무선 ARS 방식으로 '차기 대통령 후보로 가장 호감 가는 인물'을 전국 남녀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물어본 결과, 오세훈 시장의 대권 호감도는 8.5%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41.0%),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16.7%)의 뒤를 이어 3번째였다.
오 시장의 호감도는 직전 조사(6.4%)대비 2.1%p 상승했다. 오 시장이 다자 구도에서 대권 경쟁력 3위 안에 들어간 조사는 근 2년 만에 최초다. (무선RDD 이용 ARS 조사, 응답률 2.5%,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또한 오 시장이 이재명 대표와 1 대 1로 맞붙었을 때 한동훈 대표와 동일한 경쟁력을 보여준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최근 나왔다. <시사저널> 이 8월 29~31일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2011명에게 차기 대통령감 양자대결 적합도를 물은 조사다(무선RDD 이용 ARS 조사, 응답률 2.1%,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시사저널>
'이재명 대 한동훈' 양자 구도에서 이재명 대표가 54%, 한동훈 대표가 35%의 지지율을 기록했는데, '이재명 대 오세훈' 양자 구도에서도 이재명 대표가 54%, 오세훈 시장이 3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재명 대표와의 양자 대결 구도에서의 경쟁력이 한동훈 대표에게 밀리지 않음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비해 한동훈 대표의 양자대결 조사에서의 하락세는 가파르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달 10월 22일 100% 무선 ARS 방식으로 '이 대표와 한 대표가 대결할 경우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를 물은 결과 응답자의 53.6%가 이재명 대표를, 30.2%는 한동훈 대표를 꼽았다. 이 대표 지지율은 한 대표에 비해 오차범위 밖(23.4%p)에서 우세했다. 이밖에 지지후보가 없다는 답은 12.5%, 잘 모르겠다는 답은 3.7%로 조사됐다. 이는 2주 전 조사에 비해 이 대표가 3.1%p 상승, 한 대표가 2.3%p하락한 결과로, 한 대표의 가파른 하락세를 보여주고 있는 결과다.
吳, '비윤반한' 본격화…윤한갈등 두고 “정치적 리더십의 부재” 비판
오 시장에 대한 여론 상승세는 최근 정국상황과도 직결된다.
오세훈 시장은 ‘명태균 의혹’으로 인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간의 '윤-한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는 상황을 노리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틈새를 비집고 오 시장은 '비윤반한 '(비尹비韓) 스탠스를 본격화하며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하기 위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지난 4일 오 시장은 국민의힘 상임고문단과의 오찬에서 “당의 중진으로서 맡은 바 역할과 책무를 다 하겠다”며 “(고문들이) 오늘 해주신 말씀들을 가슴에 새기고 이후 정국의 물꼬를 터서 해결될 수 있도록 제가 맡은 역할은 아주 충실히 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전날 있었던 시도지사협의회의 ‘당정 일체’ 입장문에 보폭을 맞춘 것이다.
지난달 29일에도 또한 권영세·김기현·나경원 등 당의 중진의원과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당정 모두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성명은 한동훈 대표에 대한 직간접적인 비판을 담고 있었다. “야당이 대통령 탄핵까지 거리낌 없이 시도하는데,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갈등으로 집권세력이 위기를 맞고 있다”며 “국리민복을 책임진 세력 내에서 대통령과 당 대표의 내분만 도드라져 보이는 것은 참으로 정치적 리더십의 부재라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문은 국정 쇄신과 당정 일체를 주문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오세훈 최측근 김병민 정무부시장 “오세훈에 대한 관심 높아져”
실제로 오 시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병민 서울시 부시장은 6일 시사저널과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윤반한 노선에 대해 “"지금 상황이 어느 한 쪽으로 힘을 확 실어주기 쉽지 않기 때문에 일단 갈등과 분열부터 멈춰야 한다는 판단이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는 “다양한 캐릭터를 갖고 있고 좋은 면도 많지만 지금은 부정적인 모습만 너무 극대화돼 있다”고 평가했고, 한동훈 대표에 대해서는 꽤 매력적인 정치인이고 영민하며 세련됐다"면서도 "다만 정치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인데, 지금 한 대표는 너무 일방향적인 메시지를 많이 발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시장은 지난 10월 24일 YTN과의 뉴스 인터뷰에서도 “중앙정치 대안으로 관심이 많이 높아진 상태”라며 “안정적으로 또 굉장히 검증된 행정 역량으로 일을 해온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관심을 피력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아진다”고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대표가 주장하는 지구당 부활에 대해서는 “국민 삶과는 관계가 없는 문제”라며 “2004년 있었던 오세훈법에 맞춰 정치개혁 아젠다를 추진해 나가는 것이 오세훈 시장이 바라보고 있는 정치개혁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 철도 지하화 사업과 한강버스 사업 등의 성공 등에 대해서 언급했으며, 디딤돌 소득의 실행 계획에 대해서도 말했다.
오 시장은 현재 차기 대선과 관련해서는 ‘51%’라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그는 지난 8월 14일 YTN과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아직 결심이 선 것은 아니지만, 이제 타이밍상 출마 여부를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판단하고 있다고 생각해 그리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과 한 대표와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시정 경험에서 오는 풍부한 종합행정 경험을 들기도 했다.
전문가 "오세훈, 여권의 유력한 후보 중 하나...재평가될 것"
오 시장이 여권의 차기 주자로 부상하고 있는데 대해 전문가들의 평가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김만흠 정치평론가는 7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현 여권에서는 가장 잠재적으로 유력한 후보군 중 하나가 오세훈 시장”이라며 “그동안에도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서울시장 정도 했으면 차기 대권으로는 가장 근접했고, 한동훈 대표가 최근 다른 역량을 크게 발휘하고 있지 않은 것 같아서 크게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오세훈 시장의 전망이 밝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도 오세훈 시장의 재평가 가능성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장 소장은 이날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서 “시간이 지나면 오세훈 시장에 대한 대권후보로서의 가치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다. 서울시장이라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과 있지는 않은데 윤석열 대통령과 연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윤석열의 ‘황태자’로서의 평가를 받는 한동훈 대표와는 달리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부정평가가 더 높아지거나 한다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오세훈 시장이 재평가받을 것이지만, 여권 전체가 상당히 위기에 처해 있어 후보 개별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당내 반응은 오세훈 시장의 여론조사 상승세 추세가 보이고, 오 시장이 한동훈 대표가 주춤한 기세를 타 적극 대권 행보에 나서더라도 오 시장이 최종 후보로 선출되기에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날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서 “오세훈 시장이 대권 후보가 되려면 당내 지지기반이 있어야 되는데, 이 측면에서 어렵다과 본다”며 “우리 당의 자산이지만 63%라는 표심을 얻어 당대표에 선출된 한동훈 대표를 이기기에는 힘들 것이다. 비록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 보수층 유권자들이 최근의 윤한갈등으로 말미암아 한 대표에 대한 지지를 일부 거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갖고 있는 관성이라는 것을 오세훈 시장이 대권 국면에서도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정치는 생물”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놓기도 했다.
대결구도 부각하려 이재명 때리기 나선 오세훈
이에 오세훈 시장은 대권 경쟁자인 ‘이재명 때리기’에 연일 나서고 있다. 이재명과의 대결구도 부각을 통해 본인의 선명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오 시장은 6일 페이스북 입장문을 통해 이재명 대표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며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은 (탈원전에 대해) 반성은커녕 오락가락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경기지사 시절 '탈원전이 가야 할 길'이라며 문 정부의 밀어붙이기에 보조를 맞추더니 어느새 ‘감(減)원전’이라는 애매한 용어로 입장을 바꿨다. 이재명 대표는 이제라도 원전 정책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국익을 위한 원전 산업 육성에 초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일에도 오 시장은 이 대표를 강하게 공격했다. 오 시장은 “선과 악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은 지도자의 자격이 없다”며 “단결을 위해 '공동의 적'을 찾았던 것은 나치의 수법”이라고 이재명 대표의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발언을 비판했다. 1일에도 오 시장은 “헌법은 이재명 대표의 사유물이 아니며, 임기 단축 개헌이란 이재명 대표의 방탄에 지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외에도 오 시장의 경우, 민주당 문화주도성장 비판·독도조형물 리모델링 정쟁화(10.25), 우크라전 참관단 파견 반대 비판(10.31) 등에서도 이재명 대표를 직격하는 반응을 보였다. 최근 2주 사이 올린 페이스북 11건 중 무려 7건에 ‘이재명’이 등장한다. ‘이재명 저격’으로 중앙정치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지자체장으로서 지지층을 향한 직관적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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