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류정호 기자] “스스로 돌아봤을 때 특출난 것이 없는 선수였다. 야구에 진심이었고, 목숨을 걸었던 선수였다고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와 프로야구 SSG 랜더스에서 활약한 추신수(45)가 정든 그라운드를 떠났다.
추신수는 7일 인천 송도 경원재 앰버서더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추신수를 비롯해 SSG 동료 김광현(36), 최정(37)이 함께해 자리를 빛냈다.
어깨 수술을 받아 팔에 보호대를 착용하고 기자회견에 나선 추신수는 “야구선수에서 일반인으로 돌아온 ‘전 야구선수’ 추신수입니다”라고 인사하면서 “정말 편안한 겨울을 맞이했다”며 미소 지었다. 그간 시즌이 끝난 매서운 겨울에도 다음 시즌을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려야 했지만, 이젠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된다며 환하게 웃었다.
추신수는 MLB에서 1652경기에 나서 타율 0.275, 홈런 218개 등을 올린 강타자였다. 2009년 20홈런-20도루, 2015년 사이클링 히트 등 MLB 아시아 최초 기록도 여럿 세웠다. 이후 2021년 SSG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첫발을 내디뎠고, 올 시즌까지 4시즌 간 활약했다. 특히 2021년에는 최고령(39세 2개월 22일) 20홈런-20도루 기록을 새로 쓰며 KBO리그에도 굵직한 기록을 남겼다.
그는 선수 생활을 돌아보며 “눈을 감고 처음 야구를 시작한 9세부터 마지막 타석까지 기억을 되짚어 봤다.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제가 원했던 선수는 되지 않았을지언정, 하루 24시간 동안 야구를 위해 잘 쓴 것 같다”면서 “후회 없는 선수 생활을 보낸 것 같다. 스스로에게 ‘고생했고, 잘 살았네’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밝혔다.
추신수는 올 시즌 부상으로 78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는 은퇴를 결심한 계기가 됐다. 그는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동시에 선수로서 미련은 없어졌다. 스스로 선수로 활동을 이어가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게 됐다”며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을 바라볼 때 당연히 빨리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부상으로 한 시즌을 고생하니 ‘경기장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도 주고 싶었고,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추신수는 부산 출신이고, 롯데 자이언츠의 1차 지명을 받은 초특급 유망주였다. 하지만 선수 생활의 마지막은 인천과 SSG에서 보냈다. 그는 인천 팬들에게 “길다면 길고 짧으면 짧은 4년을 보내면서 팬들께 꼭 인사를 드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은퇴 기념 사인회 당시 ‘멀리 있어서 보지 못할 줄 알았는데, 가까이서 볼 수 있어 기쁘다’라는 한 팬의 말씀을 듣고 마음으로 울었다. 감사하다는 말씀밖에는 생각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추신수는 내년 중 은퇴식을 치르고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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