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부문에서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D램 개발 방식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조직 개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5년간의 정체기를 겪은 삼성 D램 개발실은 전영현 DS 부문장의 지휘 아래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착수했다.
7일 중앙일보 보도 내용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양산 중인 모든 D램의 설계가 이번 재검토 대상에 포함되며, 이는 D램 설계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D램은 삼성전자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으로, 최근 SK하이닉스에 연간 영업이익에서 추월당할 가능성이 커지며 상황이 심각해졌다. 특히 삼성의 D램 개발이 2019년 3월 3세대 10나노급(1z) D램 개발 이후 5년간 '세계 최초' 기록이 멈춘 상황에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매서운 추격이 더욱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의 이번 재검토 지시는 D램의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전 부회장이 초강수를 둔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부에서는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조직문화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전 부회장은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메시지를 통해 조직의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연구소와 메모리 사업부의 차세대 D램 개발 조직도 대폭 개편될 예정이다.
특히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의 부진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향 HBM3E 공급을 올해 3분기부터 본격화할 계획이었으나 8단 제품의 퀄리티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HBM의 성능이 D램 성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만큼, D램 기술력의 약화가 HBM 사업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 부회장은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을 복원하겠다”며 “단기적인 해결책보다는 근본적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D램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재설계 논의도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제품 완성까지 최소 6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연구소도 대대적으로 개편될 예정이며, 연구개발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모색되고 있다. 전 부회장은 반도체 연구소의 규모를 현재의 두 배로 늘리는 한편, 개발과 양산 과정을 통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조직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이 같은 대규모 변화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산업에서의 입지를 회복하고, 향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초석이 될 전망이다.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얼마나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지가 향후 반도체 산업의 지형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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