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김민재가 유럽 무대를 호령했다.
7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24-2025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4차전을 치른 바이에른뮌헨이 벤피카를 1-0으로 제압했다. 바이에른은 2승 2패로 16강 플레이오프권인 17위에 올랐다.
이날 바이에른은 쉽지 않은 경기를 펼쳤다. 홈에서 주도권을 잡고 슈팅을 24회나 퍼부었지만 상대 골키퍼 아나톨리 트루빈의 엄청난 선방쇼에 번번이 고개를 숙였다. 그러던 후반 22분 마이클 올리세가 올린 크로스를 해리 케인이 머리로 연결했고, 골문 앞에 있던 자말 무시알라가 헤더로 마무리하며 벤피카의 굳건했던 뒷문을 열어젖혔다.
상대 벤피카는 바이에른을 상대로 잘 버텼으나 빈공 속에 승점을 획득하지 못했다. 슈팅은 단 1회였고 그마저도 유효슈팅이 아니었다. 이날 선발 풀타임 활약을 펼친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알폰소 데이비스, 콘라트 라이머 수비진과 그 앞을 단단히 지킨 주앙 팔리냐가 멋진 활약을 펼치며 벤피카 공격을 틀어막았다.
그 중에서도 김민재가 특출난 활약을 펼쳤다. 벤피카가 바이에른 진영으로 넘어오지 못하게 중요한 순간마다 전진 수비로 상대 활로를 끊어냈다. 지표만 봐도 그 훌륭함을 짐작할 수 있다. 김민재는 태클 성공 4회, 결정적 태클(Last-man tackle) 1회, 리커버리 4회, 걷어내기 3회, 가로채기 1회, 경합 성공 7회 등 수비적으로 완벽한 활약을 펼쳤다.
특히 후반 21분 방겔리스 파블리디스가 역습 선봉으로 나설 때 바이에른 진영에는 김민재뿐이었는데 김민재는 파블리디스의 급격한 방향 전환에도 넘어지지 않고 버티다가 상대 터치가 길어지자 곧바로 슬라이딩 태클을 감행해 공격을 무산시켰다. 이후 1분가량 지난 시점에서 바이에른의 결승골이 나왔음을 감안하면 김민재가 얼마나 중요한 수비를 해냈는지 알 수 있다.
이번 경기를 통해 김민재는 21년 만에 UCL 새 역사를 쓰기도 했다. 축구 통계 업체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김민재는 2003-2004시즌 이후 패스를 103회 이상 시도해 모두 성공시킨 최초의 선수였다. 패스 성공률에 대한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다 기록이라 봐도 무방하다. 김민재는 113회 패스 시도를 모두 동료에게 연결하며 기록을 세웠는데, 103회라는 기준이 세워진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2012-2013시즌 바르셀로나의 차비 에르난데스가 파리생제르맹을 상대로 92회 패스를 모두 성공시킨 전례가 있다.
걸출한 활약으로 김민재는 평소 외면받던 독일 매체 ‘키커’와 ‘빌트’에서도 극찬을 받았다. ‘키커’는 벤피카전 김민재에게 평점 2점(팀 내 최고)과 최우수 선수(MOM)를 수여하며 “수비에서 김민재는 항상 경계심을 유지하면서 벤피카의 반격을 세 차례나 막아냈다. 바이에른이 공을 가졌을 때도 좋은 패스로 활약했다”라고 설명했다. 그 말대로 김민재는 113회 패스 중 공격 진영으로 총 14차례 패스를 보내며 공격 전개에도 가담했다. 대표적인 장면이 후반 38분 케인에게 좋은 침투패스를 공급해 위협적인 공격 기회를 만들어낸 장면이다.
평소 김민재에게 3점 이상을 주지 않기로 유명한 ‘빌트’도 이날은 전체 최고점인 1점을 주며 “결정적인 순간에 강했고, 안정감이 넘쳤다”라며 호평했다.
김민재가 최근 스스로 공인한 별명인 ‘촘촘재’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물 샐 틈 없는 수비로 벤피카 공격을 완벽하게 막아냈고, 공수 양면에 높은 기여도로 UCL 새 기록을 쓰는 건 물론 냉랭한 독일 매체의 마음까지 녹아내리게 만들었다.
사진= 바이에른뮌헨 인스타그램, 독일 '키커'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지금 쿠팡 방문하고
2시간동안 광고 제거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