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면서 국내 건설업계가 이에 따른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취임 24시간 내 이루겠다고 종종 얘기해 온 만큼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지만, 우리 기업들이 진출해 성과를 내고 있는 중동 시장의 긴장 고조는 우려할 만한 부분으로 꼽힌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공언대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빠르게 종결되면 국내 건설사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도 활기가 띨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는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및 해외건설협회 등과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기업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우크라이나 정부와 '6대 선도 프로젝트'를 발표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국가철도공단 등이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철도 재건사업에 참여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국내 건설사들도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민관 협력에 나서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 전력 공사로부터 1조원 규모의 송변전 사업을 수주하고,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최서단 리비우시와 스마트시티 업무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지난해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진행된 '우크라이나 재건 박람회'에 참가해 '모듈러 건축 사업'과 '비료·화학 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료를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선거 유세와 TV 토론 등에서 "취임 후 24시간 내에 전쟁을 끝내겠다"와 같은 발언을 꾸준히 언급해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트럼프 당선 직후 "러시아의 침략을 종식할 방안 등을 자세히 논의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 답하기도 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결되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기회가 확대되는 한편, 전쟁으로 상승한 원자재 가격의 안정화도 긍정적인 부분으로 관측된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지속적으로 중동 강경책을 예고해 중동 지역의 긴장도 고조는 국내 건설사로서는 우려되는 부분이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에서 중동 지역이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중동 국가의 신규 수주 감소, 발주 지연 등이 향후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중동 지역 건설 수주액은 119억4000만달러로, 전체 해외 건설 수주액의 56.6%를 차지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은 국내 부동산 시장의 집값에도 변수로 지목된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향후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 인하에 있어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한은 역시 이에 보조를 맞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늦춰지면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Copyright ⓒ 아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