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샷추’부터 ‘신라면툼바’까지 모디슈머 전성시대

‘아샷추’부터 ‘신라면툼바’까지 모디슈머 전성시대

이뉴스투데이 2024-11-07 15: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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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에 마련된 ‘짜파게티 분식점 팝업스토어’에서 방문객들이 짜파게티를 활용한 다양한 커스텀 요리를 즐기고 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DB]
서울 성동구에 마련된 ‘짜파게티 분식점 팝업스토어’에서 방문객들이 짜파게티를 활용한 다양한 커스텀 요리를 즐기고 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DB]

[이뉴스투데이 황수민 기자] ‘모디슈머’(Modisumer) 트렌드가 실제 제품으로 출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모디슈머는 ‘수정하다’(Modify)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제품을 재창조하는 소비자를 뜻한다. 특히 식품 분야에서는 나만의 레시피를 개발해 즐기는 ‘내시피족’(나의+레시피)이 등장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미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은 레시피를 활용해 제품 개발과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트렌드에 민감한 식음료 업계에서 모디슈머 레시피를 적용한 신제품 출시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농심은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신라면에 우유와 치즈, 새우, 베이컨을 넣어 만든 ‘신라면 투움바’ 레시피가 인기를 끌자 지난 9월 ‘신라면 툼바 큰사발면’으로 제품화해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출시 18일 만에 210만개가 판매되며 편의점에서 농심 용기면 제품 중 매출액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농심은 라면 툼바를 봉지면으로도 선보였다. 

농심은 앞서 모디슈머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 ‘짜파구리’를 출시한 바 있다. 지난 2009년 농심이 운영하던 인터넷 커뮤니티에 한 소비자가 농심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조합한 이색 레시피를 소개했고 이후 2013년 지상파 예능 방송을 타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2020년 2월에는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상을 수상하며 영화에 등장한 짜파구리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기생충’ 흥행 이후 미국과 일본 소비자들로부터 제품 출시 요청이 이어지자 농심은 국내에 이어 해외 시장에 짜파구리를 출시했다.

[사진=이디야커피]
[사진=이디야커피]

카페 업계에서는 ‘아샷추’와 ‘아망추’ 같은 메뉴가 대표적이다. 아샷추는 아이스티에 에스프레소 샷을 추가한 메뉴로, 소비자들이 커스터마이징해 즐기던 조합이 SNS를 통해 인기를 얻으며 이디야, 투썸플레이스 등에서 정식 메뉴로 출시됐다. 아망추는 아이스티에 냉동 망고를 넣어 먹는 레시피로 한 소비자가 SNS에 소개한 후 입소문이 나면서 출시된 사례다.

투썸플레이스가 지난 6월 선보인 아샷추는 출시 2주 만에 판매량 30만잔을 돌파하며 커피 신메뉴 중 최단기간 최다 판매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투썸플레이스에 따르면 아샷추와 아이스티는 10·20세대 판매 비중이 약 40%에 달한다. 30·40세대가 주도하는 커피 소비패턴과 차이를 보이며 트렌드의 중심에 있는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뚱바라떼’ 레시피가 한국을 찾는 해외 관광객들 사이에서 필수 메뉴로 떠오르기도 했다. 편의점에서 얼음컵에 바나나맛 우유와 커피를 넣어 만드는 레시피가 한국식 ‘바나나밀크’로 불리며 직접 제조 후 마셔 보는 영상이 각종 SNS를 통해 확산하자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8일 ‘바나나 샷 아메리카노’와 ‘바나나 샷 라떼’를 선보였다.

편의점 GS25가 지난 6월 내놓은 ‘통오이김밥’ 역시 소비자들 사이에서 먼저 입소문이 난 레시피다. 배우 최화정이 유튜브 채널에 다이어트 비법으로 해당 레시피를 소개한 후 관심이 높아지자 GS25는 통오이김밥을 이벤트성으로 출시했다. 매일 1000개씩 5일간 총 5000개를 한정 판매했는데, 모두 2시간 이내에 완판됐다. 모디슈머 맞춤형 예능 프로그램도 인기다. KBS '신상출시 편스토랑'에서 트로트 가수 장민호가 만든 '꾸덕명란크림우동'은 GS25 냉장면 카테고리 1위와 동시에 해당 프로그램 개발 상품 중 매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미 익숙한 레시피로 제품을 출시하면 초기 화제성 확보와 판매량 증대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소비자와 소통이 활발하고 트렌디하다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 많은 업체가 발 빠르게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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