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원’ 구독경제 뛰어든 식품업계···‘신선함’이 경쟁력

‘100조원’ 구독경제 뛰어든 식품업계···‘신선함’이 경쟁력

이뉴스투데이 2024-11-07 15: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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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그린푸드]
[사진=현대그린푸드]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식품업계가 구독경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관련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다양한 경쟁력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식품업계 스며든 구독경제···우유, 과일부터 식단까지

구독경제는 매월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제공받는 경제 모델로, 그동안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음원 사이트와 같은 디지털 콘텐츠 분야가 주를 이뤄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구독경제의 원조 격인 유제품을 비롯한 신선 식품 분야로도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식품업계는 구독경제의 ‘신선함’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거 우유 등 유제품은 집집마다 방문해 정기적으로 배달하는 구독 모델로 소비자에게 공급됐다. 현대 들어서 디지털 전환과 물류 체계의 혁신으로 OTT와 같은 콘텐츠 중심의 구독 모델이 대세가 됐지만, 최근 신선 식품 구독이 새롭게 구독경제 주요 분야로 떠올랐다. 유제품과 신선 농산물, 가공 식품 등을 가정에 직접 배송함으로써 소비자가 가장 신선한 상태에서 식품을 제공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고 있다.

구독경제는 중간 유통 과정을 최소화해 신선한 품질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정기 구독을 통해 소비자가 안정적으로 식품을 소비할 수 있는 패턴을 형성할 수 있다. 특히 고객 취향에 맞춘 다양한 옵션을 제공할 수 있어 단순한 구매 이상의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로 확장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식품업계가 구독경제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1962년 설립된 연세대학교 연세유업은 1971년부터 53년간 우유 가정 배달을 이어 온 대표적인 유·가공 기업으로, 백색시유(흰우유)와 발효유 위주로 가정 배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약 21만 가구가 연세유업 가정 배달을 이용하고 있으며, 2024년 총 판매 수량은 약 6000만개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연세유업 우유와 발효유 제품은 가정 배달에서 이미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사진=연세유업]
[사진=연세유업]

연세유업은 최근 유업계 키워드로 떠오른 A2원유가 함유된 ‘세브란스 전용목장 A2단백우유’도 가정 배달로 제공하고 있다. 올해 10월 기준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했다. 연세유업에 이어 서울우유도 관련 제품을 내놓았으며, 최근 동원F&B도 생산 준비 중이다. 

연세유업은 이 서비스를 통해 우유의 신선도를 유지하고 품질을 관리하며 유제품 고급화를 통해 새로운 소비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농협경제지주에서 운영하는 농식품 구독플랫폼 ‘월간농협맛선’은 매월 정기배송을 통해 신선한 국산 농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농협에서 인증한 산지에서 원물을 수급하고, 농협 MD들이 산지 품질관리부터 구매와 검수까지 전 과정을 수행해 소비자들에게 믿고 먹을 수 있는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산 제철 프리미엄 과일을 맛볼 수 있는 ‘과일맛선’과 한국농협김치를 취향에 따라 선택해 받아볼 수 있는 ‘김치맛선’ 그리고 최근 출시한 한방 콘셉트 건강기능식품 구독서비스 ‘건강맛선’을 운영 중이다. 이중 과일맛선은 전체 농가 중 농협의 25개 인증 기준을 통과한 510여개 산지 1등급 제철 과일만을 선별하며, 과일 4~6종을 꾸러미 형태로 제공한다. 매월 다른 테마로 구성된 농산물 꾸러미를 제공해 계절감을 살리고, 소비자들이 다양한 농산물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는 70대 이상 고령층을 겨냥한 케어푸드 식단 구독 서비스 ‘그리팅웰스’를 선보였다. 

‘그리팅 웰스’는 지난 2022년 내놓은 육류 위주의 부드러운 반찬 제품 ‘소프트 프로틴’에 국·채소 등을 더해 균형 잡힌 한 끼 식사가 가능하도록 업그레이드했다. 소비자가 간편식 완제품을 직접 주문해 정기배송 방식으로 받아보는 기업소비자간거래(B2C) 42종과 요양시설 등에 반조리 형태로 공급되는 기업간거래(B2B) 112종으로 구성됐다. 매주 9끼 또는 12끼 분량을 정기배송 방식으로 구매할 수 있다.

‘그리팅웰스’는 나이가 많은 고령층의 영양 요구와 건강 상태를 고려해 맞춤형 식단을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다. 고객의 건강 상태와 개인적인 기호에 따라 메뉴를 설계하며, 고령층의 영양 결핍을 예방하고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식단을 제공한다.

[사진=농협경제지주]
[사진=농협경제지주]

◇확대되는 구독경제 시장, 2025년 100조 전망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경제 시장은 2020년 기준 약 40조원 규모로, 2016년 대비 54.8% 증가했다. 

이런 성장세는 식품업계에서도 반영돼 다양한 식품 기업들이 구독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구독경제 시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되며, 2025년에는 시장 규모가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전망은 소비자의 변화된 소비 패턴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주기적으로 필요한 생활 필수품이나 식품을 구독 형태로 제공받는 것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시간과 에너지 절약 측면에서 유리하며 고품질 제품을 신뢰성 있게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에 따라 다양한 식품업체들도 구독경제 모델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식품업계에서 구독경제를 도입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주요 장점은 신선한 제품을 소비자에게 직접 제공함으로써 품질을 유지하고 신뢰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중간 유통과정을 줄여 신선도와 품질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면 소비자들이 보다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또 구독을 통해 고정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구독경제는 지속적인 재구매를 유도하며 구독 고객 데이터 분석을 통해 보다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은 고객 라이프스타일과 선호도를 파악해 더욱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이는 소비자의 충성도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소비자가 자주 접하기 어려운 고급 농산물이나 프리미엄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농협경제지주와 같이 다양한 농산물을 테마로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는 소비자들에게 농업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신선한 국내산 식재료 가치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물류 및 유통체계 효율화 필수···서비스 차별화 갖춰야

식품업계가 구독경제로 성공적인 성장을 이어가려면 물류와 유통 체계를 효율적으로 구축해 배송 품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신선도가 중요한 식품 구독 서비스에서는 물류 품질이 서비스 성패를 가를 수 있기 때문에, 냉장·냉동 배송 시스템 강화가 필수적이다.

또한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단순히 정기 배송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 요구를 반영한 맞춤형 식단, 테마형 패키지 등 새로운 모델을 발굴해 다양화하고 차별화된 구독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현대그린푸드 ‘그리팅웰스’처럼 고령화 사회에 맞춘 고령층을 위한 구독 서비스를 더욱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고령층 맞춤형 식단 구독은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어 큰 성장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가 구독경제로 나아가는 행보는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구독경제 모델을 통해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식품 소비 패턴을 형성하고 신선함을 경쟁력으로 내세운 식품업계가 시장에서 더욱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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