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건설업계, "전쟁 끝나나" 해외수주 기대와 우려 사이

[트럼프 2기] 건설업계, "전쟁 끝나나" 해외수주 기대와 우려 사이

한스경제 2024-11-07 14:57:3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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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모습이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모습이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보호무역주의와 고립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이 현실화하면서 국내 건설업계는 트럼프 2기 체제가 불러올 후폭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선 이후 변화할 정책들이 국내 건설 플랜트 분야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침체 장기화로 부진의 늪에 빠진 건설업계는 트럼프 후보가 언급한 신속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언급으로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의 수혜를 기대하는 반면 중동 강경책으로 현지 긴장도가 높아질 우려도 하고 있다. 중동시장 의존도가 커지고 있는 건설업계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국내 산업 영향' 보고서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신속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언급했던 데 따라 재건사업 계획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며 한국 건설사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반면 지속적으로 내세우는 중동 강경책으로 현지 긴장도가 높아질 우려가 있으며, 이는 중동시장 의존도가 확대되고 있는 우리나라 건설업계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법무법인 태평양도 같은 날 '트럼프 당선과 우리 기업에 대한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태평양은 "트럼프 행정부는 인권, 민주주의, 환경 등 가치 보다는 통상, 안보 및 경제적 라이벌 관계를 강조하는 것으로 이해된다"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미국의 관여와 지원을 최소화하면서 전쟁을 최대한 빨리 종식하고자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종전을 강조한 만큼,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은 우리나라 건설사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3년부터 10년간 우크라이나 재건에 필요한 금액은 4863억 달러로 추정된다. 특히 △주택(803억 달러) △교통(737억 달러) △에너지(471억 달러) 등 건설 인프라 재건 수요가 높아 우리나라 건설업계에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몇몇 건설사들이 민관협력을 통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뛰어들었다.

먼저 현대건설은 지난해 7월 우크라이나 키이우 보리스필 국제공항공사와 공항 확장공사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다. 보리스필 국제공항은 전국 여객 수송량의 62%, 화물 수송량의 85%가 집중된 우크라이나 최대 공항으로, 현대건설은 인천국제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페루 친체로공항 등 다수의 국내외 공항 건설 프로젝트를 통해 축적한 기술 역량과 전후 국가 재건사업을 주도해 온 저력을 토대로 공항 확장사업을 지원할 방침이다.

제일엔지니어링은 지난해 9월 우만 시 스마트시티 마스터플랜 사업을 수주했으며, 삼부토건은 올해 6월 호로독 시와 스마트시티 4.0 프로젝트와 관련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러·우 전쟁 종전 기대감은 한국거래소를 통해서도 체감할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꼽히는 삼부토건(001470)은 전 거래일보다 30.00% 오른 702원에 거래를 마쳤다.

철강 건자재 전문 회사인 에스와이스틸텍(365330)(29.81%), 아스팔트 콘트리트 업체 SG(255220)(29.22%), 산업기계 및 소방특장차 업체 현대에버다임(041440)(23.60%) 등은 2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밖에 지난해 우크라이나 재건협력 대표단에 참여한 HD현대건설기계(17.39%)와 우크라이나 전력 통신망 재건사업을 추진 중인 다산네트웍스(12.10%) 등도 모두 급등했다. 

반면 트럼프 당선인의 '중동 강경책'은 우리나라 건설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트럼프 정부는 중동 사태 확전에 현 바이든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며 중동 강경책을 예고했다.

최근 우리나라 건설사들의 중동시장 의존도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트럼프의 당선은 건설업계에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2019년 223억 달러(31조2000억원)에서 2021년 306억 달러(42조8000억원), 2023년 333억 달러(46조6000억원)으로 꾸준히 상승해 왔다.

특히 올해 3·4분기까지 중동 지역 건설 수주액은 119억4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9.5% 증가했다. 이는 전체 해외 건설 수주액의 57%에 달하는 수치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설업계는 트럼프 리스크 확산 우려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중동을 향한) 긴장도가 높아질 경우 중동 국가 신규 발주 감소, 프로젝트 지연 등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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