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올해 경상수지 연간 전망치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이라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 대선 당선으로 향후 경상수지에의 타격을 우려했다. 1400원대 고환율 역시 경상수지의 위축 요인으로 봤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9월 경상수지(111억2000만 달러)는 지난 5월 이후 5개월째 증가 흐름을 보였다. 1∼9월 누적 경상수지는 646억4000만 달러 흑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167억5000만 달러)보다 478억9000만 달러 늘었다.
항목별로 보면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상품수지(106억7000만 달러)가 지난해 4월 이후 18개월째 흑자를 이어갔다. 흑자 폭은 전월(65억2000만 달러)과 전년 동월(74억9000만 달러)을 모두 크게 상회했다.
수출(616억7000만 달러)은 1년 전보다 9.9%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1년 2개월 만에 전년 동월 대비 반등한 뒤 12개월째 증가 흐름이다. 통관 기준으로 선박(76.4%)과 반도체(36.7%)·정보통신기기(30.4%)가 증가했고, 가전제품(-20.3%)·석유제품(-17.6%)이 감소했다.
수입(510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9% 늘면서 지난 8월 증가분(4.9%)을 유지했다. 자본재(17.6%)와 소비재(0.3%)는 3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원자재(-6.8%)는 감소 전환됐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경상수지 흑자폭이 매분기 확대되면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올해 연간 경상수지는 전망치(730억 달러)보다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향후 경상수지 전망치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가 공약으로 내세운 보편 관세, 중국에 대한 압박,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전반적인 통상·수출 여건에 부정적 영향이 클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은 내년 경상수지에 영향을 줄 것이고, 경상수지 전망치 역시 수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1400원대를 넘어선 환율 역시 경상수지에 타격을 줄 것으로 봤다. 신 국장은 "예전엔 고환율이 수출 경쟁력을 높였지만, 최근에는 품질 경쟁력으로 전환되며 수출에 기여하는 바가 크지 않다"며 "원유 등 수입 쪽에서 영향을 미쳐 경상수지 흑자나, 무역수지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반도체 경기의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그는 "반도체 경기는 사이클 상으로 보면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 기조가 유지될 거라는 게 일반적"면서도 "범용 반도체와 첨단 반도체 간의 차별화가 발생했고, 국가별 반도체 산업 구조에 따라 받는 영향도 차별적으로 나타나 제품 간 차별화, 지역 간 경쟁 심화가 발생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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