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현금(현금 및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은 10조8600억원이었다.
이는 1년 전(8조5300억원)과 비교하면 2조3300억원가량 증가한 수준이며 전 분기(9조6900억원) 대비로도 늘어난 모습이다.
반면 차입금은 줄었다. 올해 3분기 차입금 규모는 21조8400억원으로 전년(31조5600억원) 대비 9조7200억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차입금 비율은 지난해 3분기 57%에서 올해 3분기 33%로 낮아졌고 순차입금 비율도 같은 기간 42%에서 17%로 개선됐다.
수익성이 개선된 덕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매출액 17조5730억원, 영업이익 7조299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9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이번 성적은 당초 6조7628억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했던 시장 기대치도 뛰어넘었고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분기 사상 최대인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작년 -20%를 기록했던 것에서 올해 40%로 훌쩍 올랐다.
현금 곳간이 늘어나면서 투자 재원도 넉넉해졌다는 풀이다. 통상 기업들의 현금 보유량이 늘어나면 투자 여력이 높아졌다고 평가한다. 추후 신규 투자나 인수합병(M&A) 등에 활용할 실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현재 확보한 현금들을 활용할 구체적인 방안들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시설 투자 등 인프라 투자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내년에도 HBM, DDR5, LPDDR5, eSSD 등 수요가 확실하게 늘어나는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첨단공정의 전환 투자 중심으로 집행할 계획"이라며 "미래 성장을 위해 준비 중인 M15X와 용인 클러스터의 1기 팹 투자로 인해 내년 인프라 투자는 올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실적과 재무구조가 동시에 개선된 데에는 무엇보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경쟁자들을 제치고 독주하고 있다. 실제 SK하이닉스의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전년 대비 330% 이상 급증하며 수익성 개선에 보탬이 되고 있다. 그 덕에 2018년 '반도체 슈퍼사이클' 당시 이익 규모도 넘어섰다.
SK하이닉스는 HBM의 큰손인 엔비디아 물량 대부분을 소화하면서 인공지능(AI)에 따른 반도체 시장 봄을 온전히 누리고 있다는 평이다.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HBM3E(HBM 5세대) 퀄 테스트(품질검증)을 아직 진행 중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경쟁 구도에서 한참 앞서 있는 모습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HBM의 경쟁력과 그로 인한 가격 및 실적 차별화를 재차 입증했고 일반 D램 생산능력(Capa) 제한을 안 해 공급 과잉 우려를 일부 완화해 주었다"며 "테크 내 유일하게 견조한 AI 수요의 최대 수혜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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