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불화설, 이른바 '윤-한 갈등' 등 당정관계 문제에 대해 "정치를 오래하다 보면 다 앙금이 있더라며 "일을 같이 열심히 하다 보면 관계가 좋아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한 대표와의 갈등이 개인적 감정으로 발생하는 갈등이라는 시각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은 어떤가, 먼저 풀어보실 의향이 있나' 묻는 질문을 듣고 이 같은 답변을 했다.
윤 대통령은 본인과 한 대표 사이 관계에 대해 "언론에서도 좀 갈등을 부추기는 것 아닌가"라면서도 "일을 같이 열심히 하다 보면 관계가 좋아지지 않겠나,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해 갈등 자체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정치하는 분들을 보면 저는 정치권에 온 지가 이제 3년이 좀 넘었는데 정치를 오래하다 보면 다 앙금이 있더라"라며 "그렇지만 또 정치를 오래 하면서 또 (앙금을) 풀어가면서 해야할 일이 있어서", "개인적 감정으로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일을 같이 하면서 (풀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공동의 과업을 찾아나가고 공동의 정치적 이익 그런 걸 추구해 나갈 때 강력한 이런 (관계의) 접착제가 되는 것"이라고 당정 간의 업무협력을 강조하면서 "계속 그냥 만나서 얘기하면 계속 챗바퀴 도는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을 본인이 거절하면서 일었던 '당정소통' 논란을 의식한 모양새다.
그는 "그 동안 우리 당 의원들, 당 관계자들 하고도 저녁 만찬이라든지 소통 자리를 만들어오다가 국정감사가 되니까 바빠서 못했다"며 "(앞으로) 당과의 좀 편한 소통자리도 많이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당정소통 강화를 약속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다른 현안 관련 질문에 답하면서도 당정관계와 관련 "저하고 통화하신 (당 관계자) 분, 아마 손 들라고 하면 무지하게 많을 것", "텔레그램이나 문자로 서로 주고받은 분들 엄청나게 많다"는 등 소통 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다만 텔레그램으로 의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는 언급은 '체리 따봉' 파동을 상기시키는 면도 있다.
윤 대통령은 "당 초선의원들이 저한테 전화하면 제가 딱 받는다. 그래서 '무슨 일이에요?' 이러고 (의원들이) '저희들도 시간 좀 내주십시오' 그러면 저도 뭐 저녁에 일정이 없으면 '그럼 어디로 오세요', 이렇게 한다. 의원들이 이런 대통령 처음 봤다고 하더라"고 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당 안팎에서 논란이 되어온 한 대표와 소통 문제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21일엔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의 면담 직후 추 원내대표를 불러 따로 회동한 것이 알려져 '한동훈 패싱' 논란이 불거진 바 있는데, '당정소통'을 강조하면서도 이 같은 논란에 대해선 말을 아낀 셈이다.
윤 대통령은 여당 내 친한·친윤 간 계파 갈등 문제에는 "친한, 친윤이란 게 과연 존재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런 성향을 좀 보일 수 있는(것이지만), 그러다가 또 다른 이슈에서는 다른 면도 있는 것"이라며 "저는 그렇게 뭐 민감하게 보지는 않는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 같은 갈등 국면을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해서는 "조직 내에서 서로가 삐걱거린다 그러면, 같이 운동을 하든지 등산을 하든지 하는 것도 좋은데, 같이 일을 하면 저는 잘 될 거라 생각한다"며 "우리가 해야 될 일이 많지 않나"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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