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수민 기자] 쿠팡이 올해 멤버십 인상으로 인한 탈고객 및 과징금 위기를 털고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내년부터는 럭셔리 뷰티, 명품 플랫폼 등 비교적 쿠팡의 입김이 적었던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성장의 원동력인 충성고객을 바탕으로, 영역 확장을 통해 로켓성장을 지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지난 6일(한국시간)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2% 증가한 10조 6900원(78억6600만 달러)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던 지난 2분기(10조357억원) 실적을 경신한 수치다.
쿠팡의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부문은 20%의 견고한 성장세를 보였다.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고객은 2250만명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1% 늘었다. 1인당 고객 매출 또한 8% 증가했다. 이 외에 쿠팡이 지난해 12월 인수한 명품플랫폼 파페치를 포함해 쿠팡이츠·대만·쿠팡플레이 등 성장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356%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9% 증가한 1481억 원(1억 900만 달러)을 기록했다. 고물가 장기화와 소비침체로 인해 정체된 국내 유통시장에서 이 같은 숫자는 유의미한 성과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 겸 창업자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기업 공개(IPO) 이후 공개한 15개 분기 실적 가운데 14개 분기에서 20% 이상의 원화 기준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고 이번 분기에 또 한 번 달성했다"고 말했다.
쿠팡이 고속 성장을 이룬 배경에는 무엇보다 충성고객의 존재감이 크다. 유료 와우멤버십 회원들의 지출 확대는 물론 무료배송, 로켓프레시, 쿠팡이츠 무료배달, 쿠팡플레이 무료 시청 등이 제대로 록인 효과를 일으켰다는 분석이다.
김범석 의장은 "와우회원의 주문 빈도가 비회원 고객의 9배에 달할 정도로 높은 참여도를 보이고 있다"라며 "가장 오래된 와우회원은 신규 와우 회원보다 평균 2.5배 많이 지출하고 있다. 특히 로켓그로스의 주문량, 판매자 수, 전체 거래 볼륨은 각각 130% 이상 성장했다"라고 밝혔다.
앞서 쿠팡은 올해 4월 멤버십 요금은 3년 만에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하면서 한 차례 위기감을 보였다. 8월부터는 기존 유료회원들을 대상으로도 요금 전환이 시작되면서 이른바 '탈팡족'을 노리는 경쟁사들의 멤버십 경쟁이 과열되기도 했다.
그러나 쿠팡은 요금제 인상 위기에서도 오히려 이용자수가 증가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쿠팡의 월간사용자수(MAU)는 직전달 대비 19만명 증가한 3138만명으로 나타났다. 8월은 쿠팡의 요금 전환이 본격화된 달이다. 이후 9월에는 3125만명으로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가, 10월에는 다시 3144만명으로 올라서며 올해 가장 높은 이용자수를 기록했다.
김 의장은 쿠팡의 향후 전략에 대해 '로켓배송에서 아직 (활발하게) 제공되지 않는 상품군'을 언급했다. 그는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 고객은 기존 고객의 지출 확대에 힘입어 11% 성장했다"며 "하지만 현재 제공하고 있는 20개 이상 카테고리 중 9개 이상 카테고리에서 구매하는 고객은 전체의 4분의 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거대한 커머스 시장에서 우리가 차지한 부분은 여전히 일부에 불과하며, 앞으로 성장 기회에는 아직 개척되지 않은 부분이 상당하다고 믿는다"라고 했다.
쿠팡이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신선식품, 공산품 이외에 다른 품목의 확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대표적인 것이 럭셔리 패션·뷰티 분야다.
이에 쿠팡은 지난달 럭셔리 뷰티 접근성을 높인 뷰티버티컬 알럭스(R.LUX)를 출시했다. 알럭스와 관련해 김 의장은 "명품 브랜드와 직접 제휴해 뷰티 상품도 로켓 익일·당일 배송이 가능하다"라며 "알럭스는 고객 만족을 위해 새로 추가한 선택지와 서비스의 하나의 예일 뿐이고, 앞으로 더 많은 서비스가 추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장사업 부문에서 쿠팡의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졌던 파페치 또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파페치의 조정 에비타 손실이 지난 2분기 424억원(3100만달러)에서 이번 분기 27억원(200만달러)로 크게 줄어들면서다. 김 의장은 "파페치는 운영 효율성 향상에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으며, 올 초 밝혔듯이 손익분기점에 가까운 수익성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였다"라며 "이번 분기 그 마일스톤을 달성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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