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리그1의 유력한 MVP 후보는 울산 조현우(오른쪽)다. 명실상부한 K리그 최고 선수로 활약한 그를 향해 은사이자 유일한 골키퍼 MVP 출신 이운재(왼쪽)는 “새 역사를 쓸 수 있다”고 격려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한국프로축구연맹
‘하나은행 K리그1 2024’의 유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는 조현우(33·울산 HD)다. 올 시즌 전 경기(36경기·37실점)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창단 첫 3연패에 앞장섰기 때문이다.
수치상으로도 조현우의 활약은 인상적이다. 축구통계전문 비프로일레븐에 따르면, 조현우는 올 시즌 15경기 이상 출전한 골키퍼 11명 중 평점(6.96), 클린시트(무실점·14회), 선방률(74.6%), 패스 성공률(85.0%)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지난 시즌까지 K리그1 베스트 11 골키퍼 부문을 7년 연속 휩쓸었고, 올해 국가대표팀 주전 자리까지 되찾은 그는 명실상부한 K리그 최고 수문장이다.
스스로도 MVP 욕심이 크다. 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FC와 홈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확정한 뒤 “지난 시즌 아쉽게 MVP를 수상하지 못했다. 남은 2경기 동안 최선을 다해 꼭 MVP에 도전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K리그 41년 역사상 MVP를 수상한 골키퍼는 2008시즌의 이운재(51·당시 수원 삼성)가 유일하다. 그 해 39경기에서 29실점을 기록하며 수원의 우승을 이끈 그는 평소 “유일한 골키퍼 MVP 타이틀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조현우가 보여준 활약을 보더니 “충분히 새 역사를 쓸 수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운재와 조현우의 인연은 각별하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23세 이하(U-23) 국가대표팀 골키퍼 코치였던 이운재는 조현우를 비롯해 노동건(수원FC), 양한빈(세레소 오사카), 이창근(대전하나시티즌), 김동준(제주 유나이티드), 구성윤(교토 상가) 등을 발굴했다. 동고동락했던 제자가 자신에 이어 골키퍼가 매력적인 포지션임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이운재는 “골키퍼도 자기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하고 팀을 위해 헌신하면, 필드플레이어 못지않게 주목받을 수 있다. 내가 골키퍼도 MVP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듯이, (조)현우 역시 MVP를 수상해 축구계에 영감을 주길 바란다”며 “내가 코치 시절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훌륭하게 성장해줘 뿌듯하다”고 웃었다.
더 많은 후배 골키퍼들이 MVP에 도전하길 염원하는 마음도 전했다. 이운재는 “11년 전과 비교해 현우는 선방, 빌드업 등은 물론 경기 운영이 많이 늘었다. 그 과정에서 실수가 줄며 페널티박스 안을 지배할 수 있었다”며 “꼭 MVP를 수상해 노력을 보상받길 기원한다. 그러면 앞으로 후배 골키퍼들이 더 큰 꿈을 갖고 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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