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와 본인 간의 통화 녹취가 공개된 데 대해 "매정하게 하는 것이 뭐하고, 또 (명 씨) 본인도 섭섭했겠다 싶어서 그때 전화를 받아줬다"며 "명 씨와 관련해서 부적절한 일을 한 것도 없고 또 감출 것도 없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열고 본인과 명 씨 간의 통화 녹취가 공개된 데 대해 "자기를 위해서 도움을 주려고 노력한 사람에 대해서 그렇게 매정하게 하는 것이 뭐하고, 저도 또 본인도 섭섭했겠다 싶어서 그때 전화를 받아줬다"며 "제가 명 씨와 관련해서 부적절한 일을 한 것도 없고 또 감출 것도 없고 그렇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명 씨와 관계된 '여론조사 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적극 부정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명 씨한테 무슨 여론조사 해달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며 "제가 여론조사를 조작할 이유도 없고, 여론조사가 잘 나왔기 때문에 늘 그것을 조작할 이유도 없다", "또 잘 안 나오더라도 조작하는 건, 전 인생 살면서 그런 짓을 해본적이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명 씨 통화 녹취로 불거진 본인의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개입을 부정하면서도 "공천문제는 개입이라는 것의 정의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은 당시 본인은 '격무로 공천에 신경 쓰기도 힘들었다'는 취지로 설명하며 "당시 공관위원장이 정진석 비서실장인 줄 알았다", "그만큼 저는 당내 공천에 관심 가질 수 없었다"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은 "당에서 진행하는 공천 가지고 (대통령이) 왈가왈부할 수도 없다", "오히려 당에서 당의 중진 의원들 중에서 저한테 전화해서 '이런 정도는 여론이 좋지 않으니 바람직하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경우는 있었다"며 "그런 경우에도 원리 원칙 얘기만 했지 '누구 공천주라'는 얘기는 해본 적이 없다"고 공천개입 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대통령이) 누구 공천주라고 사실 얘기할 수도 있다. 그게 외압이 아니라 의견 얘기하는 거지만", "과거에도 대통령이 (공천을) 얘기한다고 (그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라는 등의 말을 남겨 '대통령의 의견개진이었을 뿐 공천개입이 아니'라는 취지의 이전 대통령실 입장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이 '명 씨와의 관계를 끊었다'고 해명한 이후 시점에도 본인과 명 씨 간의 통화가 있었던 점에 대해선 "(명 씨에게) 축하전화를 받고 저도 어찌됐든 명 씨도 선거 초입에 여러 가지 도움을 준다고 자기도 움직였기 때문에 수고했다는 얘기도 하고 이런 얘기한 기억이 분명히 있다고 제가 비서실이랑 얘기를 했다"며 "대변인이나 그런 입장에서는 '이거는 이렇고 저거는 저렇고' (언론에) 얘기하기가 어려우니까 '경선 뒷 부분 이후에는 사실상 연락을 안 했다' 하는 그런 취지로 얘기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명 씨의 '축하전화' 이외 연락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자기가 저한테 문자를 보냈을 수 있다. 그런데 제가 문자를 답을 안 하면 그거는 소통을 한 거라고 보기가 어렵지 않나"라고 말했다. '축하전화' 자체에 대해선 "좋은 일로 전화를 했는데 고맙다 이런 얘기는 할 수 있는 거 아니겠나"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자신과 명 씨의 이전 관계에 대해서는 "선거 초기에는 제가 정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니까 정치인에 대한 얘기며, 예를 들어서 제가 어느 지역에 가면 '그 지역 사람들 만나면 그 지역에는 이런 게 관심이 많으니까 이런 얘기 좀 해 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얘기도 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런 말들을) 명 씨한테만 받은 게 아니라 수백 명한테 받았다"고도 했다.
명 씨와 관계를 끊은 시점에 대해서는 "경선 후반기에 가서는 제가 볼 때는 (명 씨가) 나서지 않을 문제를 가지고 얘기를 하길래 제가 좀 안 되겠다 싶어서 (관계를 단절한)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대통령실의 이전 해명을 반복했다. 관계를 끊었지만 취임 직전 축하전화를 받았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콘텐츠 대표와 명 씨와 언제까지, 왜 연락한 건가' 묻는 질문엔 "제 아내는 어쨌든 제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취임하고 하면 그 전하고 소통방식 달라야 한다'고 하니까 본인도 (명 씨와 소통을) 줄인 것 같다"며 "몇 차례 정도 문자는 했다고 한다"고 했다. 문자에 대해선 "일상적인 것들이 많았다", "몇 차례 없는 걸로 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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