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후보는 유세과정에서 자신이 재집권할 경우 중국에는 6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나머지 국가에는 10~20% 수준의 보편관세를 매기겠다는 공약을 수차례 밝혔다.
최근 최근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수지가 크게 오른만큼, 미국은 자국 무역 보호를 위해 관세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무역협회에서 지난해 대미 무역수지는 444억 달러 흑자라고 밝혔다. 역대 최대 기록이다. 올해 상반기 무역 흑자도 287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5.1% 증가했다.
현재 한국에서 미국으로 제품을 수출하는 경우 한-미 FTA로 인해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협정문에서 규정하고 있는 실질적 변형원칙 등을 제외하면 원칙적으로 관세가 없다.
다만 보편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경우 관세로 인한 부담이 커지게 된다.
코트라(KOTRA)가 발간한 '2024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경제·통상 정책 방향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기존 무역 협상을 재검토 하는 등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우선으로 하는 새로운 국제 무역 구조의 재조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관세 인상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와 더불어 대미 수출 통관이 한층 더 강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잇따르고 있다.
앞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달 발간한 '미국 대선, 농업·통상정책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자국 농업에 대한 보호를 거듭 강조하는 공화당의 기조를 감안할 때 트럼프 당선 시, 우리 농식품의 대미 수출 통관도 더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미 농식품 수출의 통관 및 검역 단계에 대한 관리 강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향후 더욱 까다로워 질 것으로 예상되는 수출통관에 대비해 통관거부 사례 분석 후 수출 업체 대상 맞춤형 교육 및 컨설팅, 비관세장벽에 대한 사전 협상, FTA 이행위원회 등 단계적 수출 지원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농식품 수출 시장 다변화를 통해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유럽 및 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출선을 확대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했다.
강달러 역시 부담이다.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수입을 억제할 경우 해외 달러 공급이 감소하고, 미국 수출국들의 성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CJ제일제당(097950), 대상(001680), 농심(004370), 풀무원(017810) 등 미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식품 기업들은 이번 대선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환율뿐만 아니라 정책에 따른 영향까지 직접 받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8월 반기보고서를 통해 환율이 10% 오르면 세후 이익이 약 198억원 줄어들 것으로 봤고, 대상은 같은 기간 5% 환율 상승시 91억원 세전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관세, 환율 등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미칠 영향을 분석 중"이라며 "미국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보편관세는 한국과 같은 FTA 체결국으로 확대 적용될 것으로 전망되며, 미국 수출에 주력하는 식품 기업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관세로 인한 한국산 식품의 가격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시장 상황에 맞는 경쟁력 있는 가격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