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교보생명, 빅3 자본비율 꼴찌 탈출 ‘안간힘’…속내는

[기획] 교보생명, 빅3 자본비율 꼴찌 탈출 ‘안간힘’…속내는

더리브스 2024-11-07 10:06: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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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제도 변화와 금리인하로 인해 보험사들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신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이 하방 압력을 받는 가운데 교보생명이 빅3 생명보험사(삼성·한화·교보) 중 가장 낮았던 킥스비율을 회복할 전망이다.

교보생명은 최근 후순위채에 이어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섰는데 수요예측결과 모집액이 목표액을 초과하면서 증액 발행하기로 했다. 후순위채만큼이나 신종자본증권 발행 규모를 늘려 자본 여력이 늘어나게 된 셈이다.

생보업계 내 순이익 규모 3위인 교보생명은 이를 바짝 추격하는 신한라이프보다 킥스 비율이 낮아 비교되기도 했다. 향후 지주사 전환과 기업공개(IPO) 등을 감안하면 계열사 지원은 물론 주주환원 정책의 기준이 되는 건전성 관리가 최우선이다.


교보생명, 저점 찍은 6월 킥스비율


교보생명은 올해 6월 말 기준 킥스비율이 161.2%로 지난해 말 대비 32.6%p 줄었다. 이는 올해부터 보험부채 할인율 산출 기준이 바뀌면서 킥스비율 계산상 분모인 요구자본이 늘어나는 반면 분자인 가용자본이 줄어들게 된 결과다.

실제로 교보생명의 지급여력금액을 나타내는 가용자본은 지난해 말(14조5156억원) 대비 8.2% 줄어들었다. 반면 지급여력기준금액인 요구자본은 8조1623억원으로 같은 기간 9.3% 증가했다.

다른 생보사 역시 이같은 제도 변화로 킥스비율이 하락했지만 특히 빅3 생보사 중 교보생명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 같은 6월 말 기준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킥스비율은 201.5%, 162.8%로 각각 17.3%p, 21%p 하락했다. 4위인 신한라이프가 잠정 230%에 달한 상황과 상반된다.

주목할 만 한 건 교보생명의 경우 유일하게 경과조치를 신청함에도 이를 적용한 킥스비율마저 최저 수준이었다는 점이다. 교보생명의 경과조치 후 킥스비율은 238.9%에서 214%로 24.9%p 하락했다.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총동원 


금융당국은 최근 보험사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을 위해 킥스비율이 200%를 웃도는 보험사를 대상으로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을 줄여주는 개선안을 내놨지만 교보생명은 관련 적립액이 없어 해당되지 않는다. 이 부분에서 아쉬울 건 없다는 얘기다.

이보다는 올해부터 장기선도금리 인하와 유동성 프리미엄 축소 및 금리인하 기조 자체로 인한 자본비율 하방 압력이 훨씬 크다. 교보생명이 경쟁사와의 단순 비교를 떠나서도 건전성 관리에 사활을 걸게 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킥스비율이 급락한 6월 이후인 지난 8월 교보생명은 7000억원 규모로 후순위채권을 발행했다. 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이 후순위채권을 발행한 건 약 19년 만이다. 이는 자본항목으로 인정되지만 기본자본이 아닌 보완자본인데 이자율이 신종자본증권보단 낮은 게 장점이다.

교보생명은 30년 만기 5년 콜옵션 조건으로 3000억원 신종자본증권 발행도 계획했는데 수요예측 흥행으로 6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에 나서기로 했다. 이는 지난달 29일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권 권면총액을 최대 1조원에서 1조3000억원 증액하기로 이사회 결의한 결과다.


교보생명 “선제적 자본 관리”


교보생명. [그래픽=김현지 기자]
교보생명. [그래픽=김현지 기자]

공시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5일 3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5270억원 매수 주문을 받아 6000억원으로 증액하는 발행 조건을 확정했다. 발행금리는 4.60%이며 청약기일은 오는 12일이다.

발행 목적은 킥스에 대한 대응력 제고와 안정적인 재무건전성 유지를 위한 자본 확충이다. 교보생명은 증권신고서에서 “지급여력비율 제고를 토대로 금융환경 변화 등 각종 리스크 요인에 대비하고 영업경쟁력을 확보해 회사의 장기 성장 발전의 기반을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했다.

회사의 장기 성장 발전 기반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에 주목해 보면 교보생명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자본 확충에 적극 나서는 궁극적인 목적은 지주사 전환과 IPO 등 더 큰 청사진이 있기 때문이라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

지주사가 되면 교보생명으로서는 계열사에 대한 지원 여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IPO를 하게 되면 주주환원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만큼 건전성을 위한 자본비율 관리는 보다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이번 발행은 (장기적인 계획을 감안해) 선제적인 자본 관리 측면에서 진행됐으며 킥스비율은 지금 다 회복된 상태”라며 “아직 공시되지 않았지만 이번 증액 발행과 별개로 (경과조치 적용 전 기준) 200% 가까이 회복됐다”라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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