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만 한 아우 나올까… 경륜 임유섭의 무서운 질주

형만 한 아우 나올까… 경륜 임유섭의 무서운 질주

한스경제 2024-11-07 09:13: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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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 27기 임유섭은 특유의 끈기와 실력으로 광명스피돔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경륜 27기 임유섭은 특유의 끈기와 실력으로 광명스피돔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프로 경륜 무대는 매주 경기가 열린다. 선수들은 1년 내내 혹독한 자기 관리를 해야 한다. 자기 관리 없이는 고른 성적을 거두거나, 실력 향상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자기 관리에 얼마나 노력을 쏟는가에 따라 과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사이클 대표 출신 선수도 프로 경륜 선수가 된 이후로 평범한 선수로 전락하는가 하면 아마추어 시절에는 전혀 빛을 보지 못했던 선수가 광명스피돔을 호령하기도 한다.

최근 경륜에서는 수성팀의 돌격대장 임유섭(27기·S1·수성)이 눈길을 끈다. 그는 중학생 시절 레슬링 선수로 운동에 첫발을 디뎠다. 하지만 국내와 세계대회를 가리지 않고 두각을 보였던 사촌 형 임채빈(25기·SS·수성)의 활약을 보고 사이클로 운동 종목을 변경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고등학생 시절까지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한때는 경찰공무원이 되고자 사이클을 포기하기도 했다.

이때 임채빈이 임유섭을 일으켜 세웠다. 자전거 핸들을 쥐여 주고 다시 한번 시작하자고 설득했다. 그렇게 임유섭은 다시 한번 각오를 다졌다. 그때부터 대학 진학의 유리함을 위해 사이클을 선택한 것이 생업으로 경륜 선수가 되고자 마음먹었다. 이후 군대를 빠르게 다녀온 임유섭은 2022년 경륜훈련원에 입학했고, 전체 18명 중 9위로 졸업했다. 중위권의 평범한 성적으로 졸업했기 때문에 임채빈의 사촌 동생이란 점 외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임유섭은 훈련원 시절 자신의 목표는 '임채빈을 꺾는 것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당시 가장 나이가 어린 선수의 치기나 농담으로 받아들여졌다. 

임유섭은 2023년 실전 경주에 투입되자마자 보란 듯이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 냈다. 거의 모든 경주에서 한 바퀴 이상의 선행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단 4개월 만에 선발급에서 특선급으로 등급을 끌어올렸다. 2개의 등급을 초단기에 월반한 것은 경륜 초창기 시절을 제외하고는 매우 보기 드문 경우였다. 그러나 그런 기쁨도 잠시였다. 임유섭은 승급 2달 뒤 우수급으로 강급됐다. 선발급에서 시작한 탓에 낮은 점수가 발목을 잡았다. 

현재 한국 경륜 최강자로 꼽히는 임채빈은 임유섭의 사촌 형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현재 한국 경륜 최강자로 꼽히는 임채빈은 임유섭의 사촌 형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임유섭은 포기하지 않았다. 다시 한번 특별승급에 성공했다. 이후 지난해 6월에는 특선급 승급 후 7경기 만에 첫 승에 성공하기도 했다. 임유섭은 당시 26경기에서 1위 10회, 2위 7회를 차지하며 승률 38%, 연대율 65%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붙박이 특선급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27기 수석 졸업생 손경수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임유섭의 입상 전법이 대부분 자력에 의한 선행 전법이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임유섭은 어떤 상대를 만나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슈퍼 특선을 비롯한 특선급 강자들이 앞다퉈 그의 뒷자리를 차지하려 애를 쓰는 상황까지 나왔다. 매 경기에서 주도권을 쥐면서 인지도 역시 수직으로 상승했다. 덕분에 경주마다 자리 잡기의 어려움도 없어졌다.

경기장 안에서 임유섭은 지축을 울리며 전장을 뚫고 나가는 전차와 같다. 그러나 경기장 밖에서는 예의가 바른 선수로 평가받는다. 누구를 만나든 반갑게 인사하고, 경주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상대를 존중한다. 그래서 임유섭을 접한 이들은 실력만큼이나 인성도 훌륭하다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임유섭은 지난해 만 22세의 젊은 나이에 1억 원이 넘는 상금을 벌어들였다. 그 나이 또래라면 사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을 시기다. 하지만 한 푼도 헛되이 쓰지 않고 대부분을 부모에게 맡기고 저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유섭은 훈련 때마다 가장 먼저 나와 가장 늦게 짐을 싸는 선수다. 이런 특유의 성실함은 성적으로 고스란히 나타났다. 지난해 50위권 밖이었던 임유섭은 올해 성적 순위 17위, 상금 순위는 15위를 달리고 있다. 예상지 최강경륜의 박창현 발행인은 임유섭에 대해 "지금도 '자신의 목표는 임채빈을 자력으로 이기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선수다. 임유섭이 광명스피돔 무대에서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경륜의 또 다른 재밋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많이 어린 선수지만, 형(임채빈)만 한 아우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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