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반환점(11월 10일)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 기준인 10%대에 진입했다. 윤 대통령이 7일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에서 여론 반전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임기 말 권력 공백) 상태에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6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후 1개월인 2022년 6월 2주 차에 53%로 최고점을 기록한 후 하향세를 그렸고, 20~30%대를 유지하다가 2024년 10월 5주 차에 19%까지 내려앉았다. 부정평가는 같은 기간 33%에서 72%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임기를 절반도 지나지 않은 대통령이 10%대 지지율을 보인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집권 3년 차에 10%대 지지율이 나온 것은 노태우 전 대통령(18%) 이후 34년 만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임기 4년 차인 2016년 20%대 지지율을 유지하다 10월 말 17%를 기록했고,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본격화되면서 5%대로 떨어져 결국 탄핵됐다.
문재인 정부 당싱 검찰총장이었던 윤 대통령은 정권교체 열망에 힘입어 국민의힘에 합류해 2022년 5월 대선에서 승리하고 그 여세를 몰아 '허니문 선거'인 6월 전국지방선거에서도 압승을 거뒀다. 다만 짧은 정치경력과 확실한 콘크리트 지지층이 없다는 약점은 꾸준히 지적을 받았다.
특히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김건희 여사 문제'가 꼽힌다. 대선 기간부터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고 임기 극초반 '민간인 전용기 탑승 사건' 등 경고등이 일찍부터 들어왔지만 대통령실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윤 대통령은 국민 과반 여론이 지지하는 '김건희 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거듭 행사했고, 검찰 등 권력기관들이 김 여사 문제 앞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윤석열 정부가 내세웠던 '공정과 상식' 가치가 훼손됐다는 평가다.
여기에 민생 문제(고물가·의료대란), 불통 논란(도어스테핑 폐지·야당 무시), 이념 공방(뉴라이트·극우 기용), 당정 갈등(국민의힘 대표 흔들기), 정책 혼선(R&D 예산 삭감), 안보 위기(남북 갈등과 미·일 편향 외교) 등이 겹치면서 대선 승리 지지 기반은 사실상 와해됐다.
4월 총선에서 여당 참패는 결정타를 날렸다. 윤 대통령은 민주화 이후 임기 5년을 여소야대 국면에서 보내게 된 사상 초유의 대통령이 됐다. 정부가 4대 개혁(연금·노동·교육·의료)과 저출산 문제 해결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간 윤 대통령이 보여준 국정 리더십과 지금의 국회 지형도에서 개혁 추진 동력 확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매주 전국 만 18세 이상 약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다.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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