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현정인 기자] 경영에 복귀한 서정진 회장의 주요 약속 중 하나는 셀트리온 3사(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합병이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1차 합병한 후 셀트리온제약을 2차 합병하는 구조인데, '주주 반대'로 인해 2차 합병이 무산되며 셀트리온 그룹의 오랜 숙원 해소에 제동이 걸렸다.
◇2017년 헬스케어 상장…합병설 솔솔
셀트리온 계열사간의 합병 계획은 2017년 7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코스닥에 상장되던 즈음 나타나기 시작했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의약품 해외 판매 및 마케팅을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 두 회사를 합병한다는 게 그 당시 언급된 밑그림이다.
3사 합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주요 실익은 ▲서정진 회장 지배력 강화 ▲재고 자산 논란 해소다.
합병에 속도를 내던 당시 셀트리온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서정진 회장이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2021년 12월 6일 변경)의 최대주주는 셀트리온홀딩스, 셀트리온제약의 최대주주는 셀트리온이라는 복잡한 구조를 보였다. 서 회장이 셀트리온홀딩스를 통해 셀트리온을 간접 지배하는 상태였는데, 합병을 하게 되면 서정진→셀트리온홀딩스→셀트리온(합병)으로 지배구조가 단순화되며 서 회장의 지배력도 강해진다.
또 글로벌 판매를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유효기간 관리를 이유로 완제가 아닌 원료의약품 형태로 원재료를 매입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가공도 할 수 없어 공정도 셀트리온이나 해외 외주업체를 이용하는데, 두 회사가 내부 거래를 하는 만큼 재고자산으로 매출을 부풀릴 수 있다는 시선이 계속돼 왔다. 합병을 하게 되면 내부 거래 이슈가 자동으로 해소되고, 셀트리온제약이 셀트리온의 국내 판매권을 보유하고 있어 3사 합병으로 개발, 생산, 유통, 판매 등을 한 번에 갖춘다는 게 서 회장의 청사진이었다.
◇소액주주 반대로 2차 합병 난관…3사 통합 불투명
셀트리온은 합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을 바탕으로 2023년부터 본격적인 합병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최종 계획은 3사를 합병한 후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를 나스닥에 상장시키는 것이다. '빅파마'로 나아가기 위한 일환 중 하나이며, 나스닥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까지 조성하는 게 회사의 포부다.
그러나 합병은 순탄하지 않았다. 서 회장의 주도하에 1차 합병(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은 성공적으로 진행돼 지난해 12월 28일 통합 셀트리온이 출범했으나 2차 합병은 보류됐다. 셀트리온 측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합병과 관련해 '합병 추진 여부 검토 1단계 특별위원회'를 설립했는데, 이들이 검토한 결과 현 시점에서 합병은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내렸다.
사유로는 셀트리온 주주들의 반대가 한몫했다. 셀트리온제약 주주의 다수는 찬성했지만, 셀트리온 주주들의 다수는 영업이익 대비 주가 차이가 적은 편에 속해 셀트리온제약의 주가가 고평가됐다고 바라봤다. 이들이 밝힌 반대 사유에 따르면 양사 합병 비율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입장이 58%로 가장 높았으며, 21%는 자회사로 합병 시 실익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서 회장을 비롯한 대주주들이 중립 유지 방안을 택한 만큼 합병은 일시 중단됐다. 그러나 셀트리온의 합병에 대한 생각은 기존과 변함없다는 입장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합병은 당시 주주들의 의견과 제반 사항을 고려해 내렸으며, 양사의 주주 대부분이 동의할 수 있는 시점에 다시 통합을 재검토할 예정"이라며 "현재는 본업에 집중해 기업 가치를 증진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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