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ESG] ② 우물 안 ‘현대로템’···유럽에서도 먹힐까?

[K-방산 ESG] ② 우물 안 ‘현대로템’···유럽에서도 먹힐까?

데일리임팩트 2024-11-07 0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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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의 '제32회 폴란드 국제 방산 전시회' 부스 전경. /사진=현대로템
현대로템의 '제32회 폴란드 국제 방산 전시회' 부스 전경. /사진=현대로템

[딜사이트경제TV 서효림 기자] 해외를 중심으로 ESG의 법제화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해외로 도약을 시작한 방산업계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로템은 방산업계에서 유일하게 한국ESG기준원이 발표한 ‘2024 상장기업 ESG평가’에서 A+(매우우수)등급을 받으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 계획의 성과에는 이르지 못해 방산기업을 ‘죄악기업’으로 여기는 유럽시장 투자자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다. 

ESG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법적인 강제로 자리 잡게 된다면 상대적으로 실현이 힘든 방산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K-방산의 수출 증가를 경계하기 위한 수단으로 ‘ESG 허들’이 등장할 수도 있다. 

현대로템은 폴란드와 K2 전차 긴급소요분 180대에 대한 1차 실행계약을 맺고 현재까지 총 62대의 K2 전차를 현지에 출고하는 등 유럽 진출이 활발하다. 유럽은 기업 활동 전반에서 ESG를 중요한 평가요소로 보는 만큼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서 ESG를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한 성장의 모색은 필수과제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뉴 로템4.0 시대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기존에 축적한 ESG 리스크 대응 역량에 AI 및 친환경 패러다임을 접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현대로템은 친환경 철도, 수소모빌리티 솔루션, 스마트 물류 및 수소인프라사업을 확장해 탄소중립에 기여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선언했다. 선언 1년 만에 현대로템은 방산기업 중 유일하게 ESG 종합평가에서 통합 A+(매우 우수)등급을 받았다. 

현대차그룹의 든든한 지원 하에 국내에서 독보적으로 수소 사업 진행 중인 현대로템은 2040년 이내 전 사업장 RE100 달성 및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ESG 성과가 글로벌 시장 투자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현대로템 지속가능보고서 환경부문
현대로템 지속가능보고서 환경부문

2024년 현대로템 지속가능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는 2022년 대비 약 2.5% 감축한 2만5271tCO2eq다. 그러나 실제 배출량은 목표량보다 많은 5만5772tCO2eq이다. 에너지 사용량 목표는 505.7TJ이지만, 실제 사용량은 518.4TJ로 두 목표는 다 달성하지 못했다. 당진공장과 의왕공장의 온실가스 간접배출량은 오히려 늘었다. 임직원의 통근이나 출근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도 크게 늘었다. 

올해부터 2026년까지 3개년 간 안전보건 중장기 계획은 사고사망만인율 ‘0’ 유지, 근로 손실재해율(LTIFR) 전년대비 5% 저감 목표다. 반면 산업재해 임직원 수는 전년 4명에서 10명으로 크게 늘었다. 사고성 산업재해 임직원 수도 2명에서 9명으로 늘어 임직원 총 근로손실재해율은 저감은커녕 전년 0.58에서 1.3로 늘었다.  

동반성장을 위해 협력사의 ESG 경영도 지원한다. 그러나 현대로템의 129개 협력사는 안전‧보건 항목을 제외한 전 분야(윤리‧환경‧노동/인권)에서 전년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사회공헌에 대한 투자는 2021년 기준 업종 평균 (0.0509%)에 크게 못 미치는 0.0142% 수준이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해도 평균에는 미치지 못하는 0.04% 정도다. 임직원의 사회공헌 참여시간도 전년 2.9시간에서 1.5시간으로 반토막이 났다. 

현대로템 지속가능보고서 사회부문
현대로템 지속가능보고서 사회부문

현대로템의 해외시장 공략 비결은 납기일 준수와 기술력이다. 올해 3분기까지 현대로템의 누적 매출은 2조 935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949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고, 세전이익도 3191억원으로 175% 급증했다. 특히 폴란드 수주 실적을 바탕으로 한 ‘디펜스솔루션’이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로템과 폴란드 정부가 2차 실행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해 연간 매출 컨센서스를 당초보다 높인 4조 2134억원으로 조정했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폴란드와 루마니아를 비롯한 국내외에서 K2 전차의 추가 계약 가능성이 있다”며 “새로 수주할 물량이 향후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해외수주에 ESG가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기 위해서는 국제 기준에 맞는 ‘뉴 로템4.0’ 목표의 수립과 달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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