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간부가 1심에서 징역 15년 형을 선고 받았다.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 등 시민사회는 이번 사안에 대해 "국면전환용 공안탄압"으로 보고 반발하고 있다.
수원지방법원 형사 14부(부장판사 고권홍)는 6일 국가보안법 위반(간첩 등) 혐의로 기소된 석모 민주노총 전 조직쟁의국장에게 징역 15년에 자격정지 15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김모 전 보건의료노조 조직실장에게는 징역 7년에 자격정지 7년, 양모 전 금속노조 부위원장에게는 징역 5년에 자격정지 7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들을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에 대해 "민주노총 내 비밀조직을 만들어 102회에 걸쳐 북한으로부터 지령문을 받아 활동하거나 활동보고문을 작성해 북한에 전달했다"며 "북한공작원과도 접선했다"고 밝혔다.
이어 석 씨에 대해 "'영업 1부 지사장'으로 불리며 여러 번 북한 정권에 충성맹세도 했다. 민주노총 내 간부급 조합원을 포섭해 핵심부서를 장악한 뒤 북한 정권에 유리하도록 민주노총 활동에 개입하려 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북한을 이롭게 하고 우리 사회에 분열과 혼란을 초래해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큰 범죄"라며 "범행이 장기간에 걸쳐 이뤄졌고 은밀하고 치밀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석 씨 등은 국정원이 국제형사사법 공조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채 외국에서 혐의 관련 사진·영상 등을 수집했고, 헌법상 권리인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국가보안법 적용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무죄를 주장했지만 배척됐다.
국가보안법폐지국민공동행동, 국가보안법피해자들을위한기독교대책위원회는 이날 판결에 앞서 수원지법 앞에서 연 무죄 선고 촉구 기자회견에서 "10%대 국정 지지율의 윤석열 정권은 정권 위기 돌파를 위해 공안정국을 조성하며, 국가보안법을 노동자·민중을 탄압하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며 "검찰을 동원한 먼지털이식 수사로 진보세력에는 종북프레임을 덧씌우며 국면 전환을 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대의 악법인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민주노총 조합원에 대해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활동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윤석열 정권에 의해 공안몰이 희생양이 돼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5월 10일 2017~202년 북한 지령문을 받고 노조활동을 빙자해 간첩활동을 하고, 해외에서 북한 공작원을 접선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5월 10일 석 씨 등을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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