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삼정KPMG가 발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국내 산업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추후 한국 반도체 산업은 대외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그간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에 비판적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인데, 이에 따라 반도체 지원법이 수정되거나 축소되면 국내 산업도 영향을 받게 된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반도체 기술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첨예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월 반도체를 비롯한 중국산 수입품에 60% 이상의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3월에는 반도체 장비를 비롯한 대중국 수출 품목 역시 규제하겠다고 주장한 바 있어 제재가 강화될 경우 우리 반도체 산업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 보고 있다.
다만 삼정KPMG는 "한국은 미국이 메모리 반도체를 수입해 가는 3대 국가이기에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산업 규제가 강해질 경우 반사이익을 일부 얻게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으로 수출되는 차량에 관세를 올림으로써 가격 경쟁력이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시키거나 무력화 시킬 수 있다고 봤다. 이차전지도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축소 가능성이 있는데, 해당 조항 축소시 이차전지 기업들의 수익성 역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방위 산업도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로 적신호가 켜졌다. 트럼프 당선인이 그간 동맹국과의 안보 협력보다는 자국 중심의 방위 산업 공급망 형성을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자국 우선 주의와 방위비 비용 분담 등 정책으로 한미 방산 협력 후퇴가 예상된다는 것이 삼정KPMG의 분석이다.
다만 미국의 자국우선주의가 '글로벌 자주국방 강화' 추세로 이어진다면 일부 국가들이 방위비를 증액하며 한국 방산업체들이 수출 기회를 늘릴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반면 조선 사업은 청신호가 들어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바이든 정부의 '녹색 전환 정책'을 폐기하고 화석 연료 중심으로 회귀하면서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발주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 조선사가 운반선 건조에 강점이 있는 만큼 실적 호조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에는 한국 조선사가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 운반선 29척 등을 100% 수주했다.
건설 사업은 우려와 기대가 공존한다. 트럼프 당선인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결을 선언한 만큼 추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이 본격화 되면 한국 건설사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지속적인 중동 강경책이 중동 시장 의존도가 높은 한국 건설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걱정 역시 있다.
삼정 KPMG는 "한국 기업은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 구축과 수출국 다변화, 가격 전략 강화 등의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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