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팡' 미미했지만, 할인·무료반품 비용 늘어…활성 고객 11% 증가
김범석 "지속 성장 비결은 와우 멤버십…명품 등 상품군 확대"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올해 멤버십 회비를 인상한 쿠팡이 올해 3분기에 10조7천억원에 육박하는 최대 매출을 거두면서 고속 성장을 이어갔으나 수익성은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회비 인상으로 쿠팡에서 탈퇴하는 '탈팡'을 막기 위해 할인 쿠폰, 무료 반품·배송 서비스 등 회원 혜택을 강화하면서 비용 부담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쿠팡 모기업인 쿠팡Inc는 올해 3분기 매출이 10조6천9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2% 증가해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영업이익도 작년 동기보다 29% 증가한 1천481억원으로 2분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그러나 영업이익률은 2022년 3분기 1.52%에서 작년 3분기 1.41%로 둔화하고서 이번에 1.38%로 더 낮아졌다.
지난 2021년 미국 증시 상장한 이후 거의 모든 분기마다 20% 이상 고성장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더 악화한 셈이다.
3분기 당기순이익도 869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7% 감소했다.
매출이 성장한 데는 회비 인상이 기여한 측면이 크다. 그러나 쿠팡이 '탈팡'(회원 탈퇴)을 막고자 혜택을 쏟아부으면서 비용 역시 적지 않게 투입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쿠팡은 지난 8월 기존 회원 월회비를 4천990원에서 7천890원으로 올렸다. 신규 회원 회비는 지난 4월 인상됐다. 대신 회원 혜택을 강화하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에는 회원들에게 무료 로켓배송을 포함한 각종 무료 서비스와 상품 할인, 쿠팡플레이 무료 시청 등을 통해 약 4조원(30억 달러)가량의 비용 절약 혜택을 제공했다.
쿠팡 창업자 김범석 의장은 올해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멤버십 혜택 확대를 약속하며 작년에 제공한 혜택보다 더 큰 40억 달러 규모의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와우 멤버십 회원 수는 수년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4분기 기준으로 보면 2020년 600만명, 2021년 900만명, 2022년 1천100만명, 작년 1천400만명 등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제품을 구매한 고객 수를 뜻하는 '활성 고객 수'는 올해 3분기 2천250만명으로 작년 동기(2천20만명)보다 11% 증가했다.
앱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회비 인상 이후인 8월과 9월 쿠팡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각각 전달 대비 0.5%와 0.9% 증가했다. 다만 지난달에는 0.2% 감소했다.
쿠팡은 외형 성장에는 여전히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의장은 이번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지속 성장 비결은 와우 멤버십"이라며 "무료 로켓배송과 새벽·당일 배송, 무료 반품, 쿠팡이츠 무료배달, 쿠팡플레이 무료시청 등 와우 멤버십의 다양한 혜택과 가치를 알아가는 회원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와우 회원의 주문 빈도가 비회원 고객의 9배에 달할 정도로 높은 참여도를 보인다"며 "가장 오래된 회원은 신규 회원보다 평균 2.5배 많이 지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 개발되지 않은 거대한 잠재력을 고려할 때 이제 막 첫발을 내딛고 있다"며 고객 증가 기대감을 내비쳤다.
쿠팡은 이를 위해 상품군의 카테고리 확대와 신규 서비스 도입 등을 통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쿠팡은 지난달부터 명품 브랜드와 직접 제휴해 직매입한 상품을 로켓배송으로 서비스하는 '알럭스'(R.LUX)를 선보였다.
작년 3월에는 중소상공인이 상품 입고만 하면 보관, 포장, 재고관리, 배송, 반품 등 풀필먼트 서비스 일체를 제공하는 원스톱 서비스 '로켓그로스'를 시작했다. 3분기 로켓그로스의 주문량과 판매자 수, 전체 거래 규모는 각각 작년 동기보다 130% 이상 늘었다.
김 의장은 "현재 제공하고 있는 20개 이상 카테고리 중 9개 이상에서 구매하는 고객은 전체의 4분의 1에 불과하다"며 "거대한 커머스 시장에서 우리가 차지한 부분은 여전히 일부에 불과해 성장 기회 측면에서 아직 개척되지 않은 부분이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알럭스는 고객 만족을 위해 새로 추가한 선택지와 서비스의 하나의 예일 뿐 앞으로 더 많은 서비스가 추가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어떻게 끌어올리느냐가 숙제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는 쿠팡이 수익성 개선을 제쳐둘 수는 없겠지만 경쟁이 치열한 업계 특성상 투자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커머스는 업계 특성상 소비자들이 경쟁 업체로 쉽게 옮길 수 있는 만큼 쿠팡이 당장 투자를 줄이고 수익성 올리기에 집중할 것 같지 않다"며 "쿠팡이 여전히 투자를 확대하는 기조를 유지하면서 수익성 증대 방안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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