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미스매치, 해결책 없나

일자리 미스매치, 해결책 없나

금강일보 2024-11-06 16:56: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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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도 구직 활동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사람이 1년 새 24만 명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쉬었음' 청년(15∼29세) 중 10명 중 3명은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쉬고 있다고 답했다. 통계청은 6일 이런 내용을 담은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시 청년일자리센터. 연합뉴스 ▲ 일도 구직 활동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사람이 1년 새 24만 명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쉬었음' 청년(15∼29세) 중 10명 중 3명은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쉬고 있다고 답했다. 통계청은 6일 이런 내용을 담은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시 청년일자리센터. 연합뉴스

노동 현장의 인력난 문제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더 악화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아이러니한 점은 ‘원하는 일자리가 없어’ 구직활동을 쉬는 청년이 1년 새 24만 명 넘게 늘었다는 것이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과 청년이 원하는 기업상이 맞지 않는 ‘일자리 미스매치’가 심화하는 모양새다.

◆지역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 심화


한은의 ‘BOK 이슈노트 : 지역 노동시장 수급 상황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 고용상황은 대체로 양호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지만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은 심화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3분기와 2023년 3분기를 비교했을 때 전국 16개 시·도(세종 제외)에서 인력수급 불균형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노동시장 수급을 측정하기 위해 구직 대비 구인배율을 활용했다. 이 지수는 높아질 수록 일손 부족 상황이 심해졌다는 의미인데 최근 4년간 서울(0.31→0.33), 울산(0.45→0.62), 인천(0.49→0.62)을 비롯한 대부분 지역에서 지수가 올랐다. 특히 전남(1.11→1.21), 충남(0.85→1.19), 충북(1.02→1.13) 지역은 구직 대비 구인배율이 1을 넘어 일손 부족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이 팬데믹 전후 인력 상황에 대한 설문조사에 나선 결과에도 기업 15.3%는 ‘올해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인력 부족 상황을 호소한 기업이 12%에 그쳤던 점을 고려하면 인력난이 심화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지역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 심화는 팬데믹에 따른 영향도 일부 있지만 제조 현장직 기피, 고령화에 따른 돌봄서비스 수요 확대 등 팬데믹 이전부터 진행돼 온 구조적 요인에 주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청년 ‘원하는 일자리가 없는데’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8월 비경제활동인구는 1621만 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만 8000명 늘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만 15세 이상 생산 가능 연령 인구 중 취업자가 아니면서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사람을 뜻한다.

15세 이상 인구 중 비경제활동인구 비중은 35.6%로 지난해와 같다. 다만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는 1년 전보다 24만 5000명 증가해 비경제활동인구 중 차지하는 비중을 14.4%에서 15.8%로 끌어올렸다.

특히 20대 ‘쉬었음’ 인구는 5만 4000명 증가했다. 청년층의 ‘쉬었음’ 이유는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라는 응답이 30.8%로 가장 많다. ‘일자리가 없어서’라는 응답도 9.9%로 조사됐다.

향후 임금 근로 취업 희망자의 주요 고려사항으로는 ‘근무 여건(31.9%)’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다. ‘수입·임금수준’응답은 27.3%로 후순위다.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는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2024년 상반기 청년층 대상 채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 대다수(87.0%)가 ‘임금·복지가 좋다면 기업 규모는 관계없다’고 답했다.

청년층의 희망 임금수준은 세후 기준 ‘300만~350만 원(25.9%)’이 가장 많고 500만 원 이상(19.7%), 400만~500만 원 미만(16.7%), 350만~400만 원 미만(14.0%) 순이다. 응답자의 76.3%가 ‘300만 원 이상’을 원했다. 적정 근무시간은 ‘주 40~45시간 미만(50%)’의 비중이 가장 높다. ‘35시간~40시간 미만’이라는 응답은 16%, ‘30시간~35시간 미만’ 응답도 10.8%에 달한다.

필수적 복지제도로 ‘안식년, 장기근속휴가 등의 특별휴가(38.5%, 복수응답)’, ‘유연근무(35.4%)’, ‘재택근무(31.1%)’가 금전적 지원(병원비·경조사비·대출지원)보다 높게 나타났다.

직무 수행에 있어 무엇을 중요한지 묻는 질문에는 ‘적성과 흥미(67.7%)’가 ‘교육 수준(54.5%)’이나 ‘기술 수준(59.4%)’보다 높게 나타났다.

청년층이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하며 유연근무나 재택근무와 같이 일하는 데 있어 시간과 공간을 유연하게 활용하기를 원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한국노동연구원 김유빈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조사 결과는 청년의 요구에 맞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취업 전 취업진로상담, 일경험 등을 통해 적성에 맞는 직무를 충분히 탐색하도록 하고 취업 후에는 기업에서 청년이 다양한 근로 시간과 근무방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제도 도입과 경력개발을 지원해 줄 필요가 있겠다”라고 말했다.

이정한 고용정책실장은 “재학 단계부터 학생이 수시·경력직 채용에 맞춰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일경험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며 대학 졸업 후 취업하지 못한 청년을 발굴해 찾아가는 서비스를 내년에 120개 대학으로 확산·추진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에서도 청년이 시간과 공간을 더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나아가 근로자와 기업의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경사노위 논의를 통해 찾아가겠다”라고 덧붙였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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