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 불공정에 대해 다시 한번 오리발을 내놨다.
6일 축구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앞선 5일 발표된 문화체육관광부의 축구협회에 대한 특정감사 최종 결과에 답하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핵심은 문체부에서 지적한 문제점 대부분이 문제가 되지 않거나 이미 시정 조치에 들어간 사안이라는 것이다.
이번 특정감사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모았던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해 축구협회는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미 지난달 문체부의 감사 중간 발표 당시 나왔던 반응이다.
문체부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서 지적한 문제는 전력강화위원회의 무력화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독단적 선임이었다. 축구협회는 이에 대해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전강위를 배제하거나 무력화하지 않았다”라며 “1차 전강위에서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은 감독 선임과 관련한 권한을 위원들이 위원장에게 위임하는 것과 관련해 논의를 하고 전권을 위임받았다”라고 설명했다. 그 배경으로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이후 대표팀 안팎에서 나온 외국인 지도자에 대한 선호, 3월 A매치 전까지 대표팀 감독 선임을 완료해야 하는 상황에서 보안유지의 필요성 등을 짚었다.
이번에도 축구협회는 문체부가 지적한 ‘전강위 구성 전 후보자 명단 작성 및 접촉’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위원회 구성 단계부터 위원들과 사전소통”이라는 덧붙임 외에는 상기한 문제를 희석할 만한 어떠한 서술도 없다. 보안 유지를 전강위원들에게까지 시행한다는 건 말이 안 되며, 후술할 홍명보 감독 선임 때도 반복된 문제다.
정 회장의 외국인 후보 면접이 ‘의견청취’라는 주장도 이미 문체부 현안 질의를 통해 파훼된 내용이다. 이전까지 화상면접을 진행했다고 말한 것도 정 회장을 비롯한 축구협회이며, 이후 국회 종합감사에서 논란이 된 ‘면접이냐, 면담이냐’는 주요 논제도 아니다. 중요한 건 최종 결정이 내려지기 전 정 회장이 두 후보에 대한 여러 정보를 얻는 시간이 있었다는 것이고, 대표팀 운영에 필요한 지원사항 등을 정 회장이 직접 물었다는 것도 오히려 전강위가 무력화됐다는 증거로 작용될 수 있다.
홍 감독 선임과 관련한 문제는 크게 이임생 기술총괄이사의 전강위원장 권한 위임으로 인한 규정 위반, 선임 과정의 불투명성과 불공정성, 이사회 선임 문제 등이다. 축구협회는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추천한 3인의 후보와 면담 및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절차 위반이 아니”라며 “맡고 있는 팀이 없는 다른 외국인 후보들과 달리 홍 감독은 면담 당일을 포함해 계속 리그 일정이 있었으며, 동일하게 채용 절차를 진행하기는 어려웠다”라고 해명했다.
거듭 나오고, 거듭 반박되는 내용이다. 이 이사가 면담만 진행했어도 문제가 있는 건 여전하다. 이 이사는 기술발전위원장으로 전력강화위원장을 겸임할 수 없다. 면담 주체가 규정 위반이다. 전강위가 7명 이하로 무력화됐기에 권한 위임도 진행할 수 없다. 절차 위반이다.
동일한 채용 절차를 진행하기 어려웠다는 건 이를테면 PT 발표를 간소화하는 등 이해할 수 있는 범위에서 해야 한다. PT 발표 없는 선임은 명백히 외국인 감독과 비교해 홍 감독이 받은 특혜다. 꾸준히 지적된 이사회 선임 문제를 차치하고라도 홍 감독 선임 과정은 표면적으로나 심층적으로나 그 문제가 명확한 사안이다.
축구협회는 “감독 선임 과정에서 규정을 위반하고 절차적 하자가 확인됐다는 문체부의 지적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라며 대표팀 감독 선임을 두둔했다. 그렇다면 규정을 위반한 것도 확실하고, 규정 위반이 아니라면 명백한 절차적 하자인 클린스만 감독과 홍 감독 선임은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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