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쥐 등의 설치류가 발생시키는 초음파가 주위 입자에 영향을 미쳐 악취 물질을 덩어리로 만드는 성질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설치류의 초음파 발성은 1950년대부터 알려졌으며, 지금까지 구애 행동을 위한 것이라는 견해가 일반적이었다. 설치류의 초음파는 사람의 가청 영역보다 높아 직접 들을 수는 없다.
에두아르도 메르카도(Eduardo Mercado) 미국 버팔로대 교수와 제시카 주오(Jessica Zhuo) 하버드대 교수가 선행 연구를 조사한 결과, 설치류의 구애 행동과 초음파 신호 방출에는 모순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설치류는 초음파를 낸 후 바로 냄새를 맡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설치류가 후각을 강화시키기 위해 초음파를 내는 것으로 추정하고, 가설을 뒷받침하기 위해 설치류 행동·초음파 진동 효과·생물학적 메커니즘에 대한 증거를 수집했다.
이를 바탕으로 메르카도 교수는 "음향학 관점에서 초음파 진동은 다양한 방법으로 입자를 조작할 수 있다. 즉, 인공적으로 생성된 설치류의 초음파 진동에는 공기 중의 입자를 덩어리로 만드는 효과가 있고, 이것이 주위 냄새를 쉽게 감지하도록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주위 입자를 뭉치는 응집 과정은 특히 동물의 후각 기관에 고농도의 페로몬(화학 신호)을 농축시킨다. 이를 통해 초음파 발성자는 동료나 침입자를 더 쉽게 감지하고 식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과학매체 사이언스 얼럿(sciencealert)은 이 가설은 실험으로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초음파를 방출한 직후에 냄새를 맡는 쥐의 행동과 일치한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나노입자를 복잡한 용도로 음향적으로 조작하는 방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에 관련 연구가 지금까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르카도 교수는 "이런 현상은 지금까지 어떤 동물에서도 관찰된 적이 없다. 설치류는 주변 환경을 조작하고 주변 입자의 분자적 상호작용을 제어함으로써 새로운 정보 경로를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설치류의 발성을 커뮤니케이션과 연결해 불안이나 인지 프로세스 모델로 이용하는 선행 연구가 있다. 이번 가설이 입증된다면, 선행 연구를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아울러 우리의 발견은 후각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확인하는 근본적인 발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 논문은 국제학술지 ’신경과학 및 생물행동학 리뷰‘(Neuroscience and Biobehavioral Review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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