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샘조세프 벨란겔. 사진제공|KBL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2024~2025 KCC 프로농구’에서 가장 뜨거운 팀이다. 개막전 패배 후 6연승을 달리며 선두(6승1패)를 질주 중인데, 공·수 밸런스가 완벽해 상대팀으로선 매우 껄끄럽다. 지난 시즌 스쿼드에서 정성우, 곽정훈 등 가드 2명이 추가된 것을 제외하면 특별한 전력 보강도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의 질주는 더욱 놀랍다.
그 중심에 필리핀 출신 아시아쿼터 샘조세프 벨란겔(25·177㎝)이 있다. 벨란겔은 한국무대에 데뷔한 2022~2023시즌 52경기에서 평균 18분48초를 뛰며 7점·1.9리바운드·2어시스트로 그다지 두각을 드러내진 못했다. 나란히 한국에 첫발을 내디딘 론제이 아바리엔토스(전 울산 현대모비스), 렌즈 아반도(전 안양 정관장), 이선 알바노(원주 DB) 등과 비교해 존재감이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 시즌 52경기에서 평균 28분52초를 소화하며 12.6점·2.2리바운드·3.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에 없어선 안 될 존재로 거듭났다. 올 시즌 7경기에선 평균 29분15초를 뛰며 15.3점·1.9리바운드·6.1어시스트·1.4스틸의 만점 활약을 펼치고 있다.
데뷔 초에는 수비 로테이션을 이해하는 데 다소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팀에 완벽하게 녹아든 덕분에 공·수 양면에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특히 승부처에서 과감하게 슛을 시도해 득점하는 ‘게임 체인저’의 역할도 거뜬히 수행하고 있다. 자유투 성공률은 92%(25시도 23성공)에 달해 상대가 무턱대고 반칙으로 흐름을 끊기도 어렵다.
가스공사가 82-74 승리로 6연승을 챙긴 6일 수원 KT와 홈경기는 벨란겔이 승부처 지배력을 한껏 보여준 한판이었다. 벨란겔은 이날 3쿼터까지 4점·7어시스트에 그쳤다. 앤드류 니콜슨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주는 데 집중했다. 그러나 4쿼터에는 8점을 뽑아내며 역전 드라마를 쓰는 데 일조했다. 자세가 무너지면서도 집중력 있게 슛을 성공한 장면이 백미였다. 팬들의 호응을 유도하는 강렬한 세리머니 역시 그가 사랑받는 비결이다.
더욱이 가스공사는 벨란겔 외에도 니콜슨, 김낙현, 신승민 등이 언제든 득점포를 가동할 수 있다. 수비력이 뛰어난 정성우는 벨란겔의 부담을 크게 덜어주고 있어 이에 따른 시너지가 상당하다. 높이가 필요하면 제2옵션 외국인선수 유슈 은도예가 대기하고 있다. 강혁 가스공사 감독도 활발한 로테이션을 통해 3쿼터 이후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는 전략을 펼친다. 올 시즌 가스공사의 4쿼터 평균 실점이 14.43점(리그 평균 20점)에 불과한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가스공사의 눈부신 질주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지금 쿠팡 방문하고
2시간동안 광고 제거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