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최주원 기자】 2005년 첫선을 보인 지스타(G-STAR)가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한국 게임 산업을 대표하는 행사로 자리 잡은 지스타는 다양한 변화를 거쳐 게임 산업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지만 오프라인 행사 한계, B2C 중심 프로그램 등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는 평가다.
6일 업계에 따르면 20주년을 맞은 ‘2024 지스타’가 올해도 부산 BEXCO에서 이달 14일부터 17일까지 나흘간 열릴 예정이다. 올해는 넥슨, 넷마블, 그라비티, 펄어비스, 크래프톤 등 주요 대형 게임사들이 신작을 공개한다. 특히 넥슨은 창립 30주년을 맞아 메인 스폰서로 참여해 팬들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지스타는 2005년 일산 킨텍스에서 처음 개최됐다. 하지만 초기 몇 년은 불안정한 운영과 시행착오가 많았다는 평가다. 특히 자극적인 마케팅으로 인한 비판과 축소된 규모로 한때 텅 빈 전시장이라는 오명까지 들어야 했다.
2009년 개최 장소를 부산으로 옮기며 지스타는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부산 BEXCO에서 열린 지스타는 ‘스타크래프트 2’(2009)와 ‘디아블로 3’(2010) 같은 대형 게임들의 공개로 주목받았다. 부산이라는 국제적 도시의 매력과 확장된 행사 규모가 맞물리며 많은 관람객들의 호응을 얻었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부산광역시에 따르면 매년 수십만 명의 오프라인 관람객이 찾는 지스타로 인해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를 누리며 도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행사 기간 동안 평균 약 20만명이 부산시를 찾으면서 도시를 대표하는 행사로 자리 잡았고 시장 경제 활성화 효과도 누리고 있다”며 “작년 말에 조사한 성과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적 파급 효과는 2958억원, 고용 유발 효과는 연간 약 3025명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지스타는 게임의 유행을 선도하는 한편, 시장의 현주소를 알 수 있는 가늠좌 역할을 해왔다. 지난 2015년에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VR과 HTC 바이브가 공개되면서 VR 시대를 열었고 2017년에는 스마트폰과 모바일 게임이 대중화가 반영돼, 모바일 중심의 발표와 체험 이벤트가 급증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게임사들은 PC와 모바일 양 플랫폼을 아우르며 사용자 친화적인 콘텐츠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부스를 운영해왔으며 최근에는 서브컬처 게임과 같은 다양한 장르가 주목받으면서 유저들의 선호도 변화를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안양대 게임콘텐츠학과 이승훈 교수는 “지스타는 게임사들의 게임을 어필하고 유저들과 소통할 수 있는 중요한 창구”라며 “국내 게임들을 한자리에 모아서 홍보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게임업계 관계자 역시 지스타의 가장 큰 장점은 게임사들이 큰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메인 스폰서로 선정되면 전시회 내외에서 광고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보통 다음 해에 대작 출시를 앞둔 회사들이 메인 스폰서로 선정된다”고 말했다.
지스타는 지난 2013년 국회 게임 규제에 따른 반발과 업계의 불참 선언,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행사 취소 등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여전히 신작 게임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가장 중요한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한국 게임 산업 성장의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다만 오프라인 참가 규모 정체, B2C 중심 운영의 한계 및 연구자 대상 프로그램 부족 등 과제도 남아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먼저 지스타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2014년 오프라인 참가자 약 20만명을 돌파한 지스타는 그 숫자가 꾸준히 증가하며 2019년 약 24만4000명까지 늘어났지만 코로나19 이후 그 숫자가 꺾여 지난해인 2023년 약 19만7000명으로 감소했다.
동양대 게임학부 김정태 교수는 다양한 정보를 온라인에서 접근할 수 있는 만큼, 오프라인 행사가 갖는 효용성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온라인 게임사들의 정보는 웹진이나 다양한 SNS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다”며 “SNS나 유튜브 등이 급속도로 발전하며 오프라인 현장을 가지 않고도 현장을 생중계로 접할 수 있는 것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스타는 지난 2009년 이후 부산에서 개최되며 대도시의 인프라와 관광도시의 장점을 함께 누렸지만, 부산시의 지스타 개최권 기본 계약이 올해 마지막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개최 도시가 바뀔 경우 향후 참가자 규모나 행사 방식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 관계자는 “2021년도에 지스타 개최 건과 관련해 심사받을 때 4+4년 계약으로 통과됐기 때문에 4년째인 올해까지는 부산에서 개최한다”라며 “하지만 이후 옵션 연장은 승인 허가권자인 한국게임산업협회에서 중간 평가를 통해 연장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승훈 교수는 “지스타와 같은 대규모 게임 행사는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인프라가 매우 중요하다”라며 “부산은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관광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고 행사 부스를 모두 할당할 수 있는 규모도 벡스코가 가장 적합해 큰 변수가 없는 한 부산에서의 개최권이 연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지스타 행사가 초기 취지에서 벗어나 지나치게 B2C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B2B 성과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게이머뿐만 아니라 게임 연구자와 석박사급 연구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부족하다는 점도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김 교수는 이와 관련해서도 “지스타가 게임 생태계 전체의 축제로 발전하려면 치밀한 연구와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20주년을 맞은 지스타가 B2B와 B2C를 넘어 연구자들도 참여할 수 있는 행사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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