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중 최초... 앤디 김, 아메리칸 드림 상징적 인물 됐다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미국 연방 상원의원이 된 앤디 김. / 앤디 김 홈페이지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미국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장을 던진 앤디 김(42)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이 5일(현지시각)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했다. 한국계 미국인 중 처음으로 상원에 진출한 앤디 김은 해 '한인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적 인물이 됐다.

뉴저지주에서 세 차례 연속으로 하원의원으로 뽑힌 앤디 김은 이번 선거에서도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기득권을 혁파하려는 모습으로 주목받았다.

앤디 김은 미국 보스턴에서 한국계 이민자 가정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경남 밀양시에서 이민 온 1세대다. 아버지 김정한 씨는 MIT와 하버드를 거친 유전공학자로 암과 알츠하이머 연구에 평생을 바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어머니는 간호사로 일하며 아들에게 봉사의 가치를 가르치기 위해 병원에서 자원봉사를 시키기도 했다.

앤디 김은 뉴저지주에서 공립학교를 다녔으며, 독특한 교육방식으로 유명한 딥스프링스 칼리지에 진학했다. 이 학교는 학생들이 학업과 노동을 병행하며 교육을 받는 리버럴 아츠 칼리지다. 그는 이곳에서 유제품 생산과 농사일을 통해 공동체에 기여하는 가치를 배웠다. 이후 시카고 대학교에서 정치학을 전공했고,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로즈 장학생으로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업을 마친 뒤 앤디 김은 미국 외교 전략 전문가로 활동했다. 2009년에는 국무부에 입성해 이라크 전문가로서 일했고, 2011년부터는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한 나토군 사령관의 전략 참모로 활동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이라크 담당 보좌관을 맡아 IS 격퇴전에 기여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2018년 뉴저지 제3지구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되며, 뉴저지주 최초의 아시아계 연방 의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의 지역구는 백인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은 곳이었지만 2022년까지 세 차례 연속으로 당선됐다. 특히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회에 난입한 사건 이후, 앤디 김이 난장판이 된 의사당에서 혼자 쓰레기를 치우는 모습이 포착되며 ‘성실한 공복’ 이미지를 얻어 전국적인 인지도를 획득했다.

이번 상원의원 경선에서 앤디 김은 기존 뉴저지 민주당 정치권의 관례에 도전했다. 그는 밥 메넨데스 의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직후 SNS를 통해 상원의원 출마를 선언했다. 뉴저지 민주당의 경선 시스템은 주 지도부가 지지하는 후보에게 유리한 구조였지만, 앤디 김은 이에 맞서 혁신적 정치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그는 ‘카운티 라인’이라 불리는 뉴저지의 투표용지 배치 방식을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에서 승소했다. 이는 기존 정치권에 도전하는 개혁가로서 그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그의 인간미가 돋보인 장면도 있었다. 공화당 후보 커티스 바쇼와의 TV 토론에서 바쇼가 갑자기 이상 증세를 보이자, 앤디 김은 즉각 달려가 그를 도와주며 경쟁자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후에도 앤디 김은 “선거일은 결승점이 아닌 출발선”이라며 상원 입성 이후에도 꾸준히 개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가족으로는 중국계 아내와 두 자녀가 있다. 그의 누나 모니카 김은 예일대와 뉴욕대에서 역사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