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현지시간 5일)가 종료되면서 선거 결과에 따라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대결은 단순한 정권 교체를 넘어 한국의 경제 지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두 후보의 정책 기조는 각각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국제 협력 지속이라는 상반된 방향성을 지니고 있어 한국의 기업과 정부는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6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그의 강력한 보호무역주의가 한국의 수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과거 재임 시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요구했던 트럼프는 이번 대선에서도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를 겨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관세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대미 수출이 53억에서 241억 달러 감소할 수 있으며, 실질 GDP가 최대 0.27%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민주당 정부의 정책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해리스는 바이든 정부의 통상 정책을 계승하면서 대중국 견제와 친환경 에너지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 지원법은 한국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계속될 경우 한국의 반사이익은 제한될 수 있다.
한국은 중국과의 경제적 의존도가 높아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정책이 중간재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한국은행은 관세 인상 시 한국의 대중 수출 연계 생산이 6%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경제의 전반적인 생산 활동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이 같은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실리 중심의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선거일 직전 조사에서는 트럼프 후보의 경제 정책에 대한 유권자의 지지가 다소 약화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앞서 갤럽 조사에서 미국 유권자들은 현재 경제 상태를 좋지 않게 보고 있으며, 해리스보다 트럼프가 경제 문제를 더 잘 처리할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다만 경제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처방이 미국과 세계 경제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의 경제 해법으로 수입품에 대한 전면적인 관세 부과, 이주 노동자 추방, 금리 인하 등을 공약으로 내세었다. 특히 모든 국가의 수입품에 10∼20%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수입품에 60∼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정책은 무역 전쟁의 재발을 초래할 가능성이 커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한국 기업들은 배터리와 반도체 산업에서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IRA와 칩스법의 폐지를 공언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은 미국 내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 지원 정책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법인세 인상 우려로 인해 한국 기업에 무조건적으로 유리하다고 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결론적으로 미국 대선의 결과에 따라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대중국 견제라는 두 가지 축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 정부와 기업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선제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11월 이후 세계 시장의 변화에 대비한 한국의 지혜로운 판단과 조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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