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이경주 기자] 롯데글로벌로지스 IPO는 목표 밸류(기업가치)가 명확한 딜로 평가된다. 발행사 최대주주는 공모 밸류(기업가치)가 최소 1조9000억원대는 돼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 7년전 유치한 재무적투자자(FI)에게 이 가격 밑으로 공모를 하면 차액을 지불해주기로 했다.
◇ 메디치인베스트먼트 투자밸류가 1.5조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올 10월 24일 한국거래소 코스피본부에 상장예비심사(예심) 청구를 했다. 심사기간(2개월 이상)을 감안하면 이르면 내년 1월 공모에 나설 수 있다. 공모구조는 구주매출 50%, 신주모집 50%가 유력하다.
FI인 메디치인베스트먼트(이하 메디치)가 있어 밸류에 대한 기대치가 명확하다. 메디치는 특수목적법인인 엘엘에이치를 통해 2017년에 롯데글로벌로지스 보통주 747만2161주를 2789억원에 사들였다.
구주는 1241억원 어치, 유상증자 등으로 신주는 1547억원 어치 매입했다. 주당 투자단가는 3만7337원이다. 예심청구서에 기재된 상장예정주식수(4164만4166주) 기준으로 투자 밸류가 1조5548억원이다. 메디치 입장에선 공모밸류가 이 보다는 높아야 수익이 난다.
더불어 메디치는 보호장치도 해뒀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2020년이나 2021년에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이 기준금액에 못 미칠 경우 메디치는 보유지분을 롯데글로벌로지스 최대주주인 롯데지주(지분율 46.04%)와 호텔롯데(10.87%)에 매각할 수 있는 풋옵션을 갖고 있다. 메디치 지분율은 올 상반기말 기준 21.87%로 2대주주 지위에 있다.
풋옵션은 IPO와도 연계돼 있다. IPO를 할 때 공모가가 풋옵션 행사가격에 미달할 경우 롯데글로벌로지스 대주주는 차액을 메디치에게 지불해야 한다. 풋옵션 행사가격은 메디치의 보통주 주당 평균취득단가(3만7337원)에 연복리 3%를 적용한 금액이다.
IPO시기인 2025년 초는 8년이 지난시기로 연복리를 반영할 경우 풋옵션 행사가격은 4만7298원으로 추정된다. 풋옵션 행사가(4만7298원)와 상장예정주식수 기준 밸류는 1조9697억원에 이르게 된다.
공모밸류가 이보다 낮으면 그만큼의 손실을 롯데지주 등이 메디치에게 지불해야 한다. 즉 롯데지주 입장에선 1조9697억원 밸류가 손실을 피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다.
◇ 올 들어 수익 개선...택배업 투심 약화는 넘어야할 장벽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올 들어 순이익이 개선되면서 밸류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전신이 현대로지스틱스로 2016년 롯데그룹이 인수했다. 현대로지스틱스는 당시 택배시장 2위사였는데 현대그룹 재무가 악화하며 M&A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됐다.
롯데그룹 편입 이후 2019년 그룹 택배물량을 소화하던 롯데로지스틱스를 흡수합병하면서 덩치를 키우게 됐다. 이에 현재까지도 택배사업이 올 상반기 기준 매출의 40% 가량을 차지한다. 이어 3자물류(3PL) 사업이 51%, 글로벌사업이 8.9% 비중이다.
매출 기준 시장 지위는 여전히 2위권이다. 1위는 CJ대한통운으로 지난해 매출 11조7679억원에 영업이익 4118억원을 기록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같은 해 매출 3조6141억원에 영업이익 626억원을 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CJ대한통운이 4.1%, 롯데글로벌로지스가 1.8%로 1위사가 규모의경제 효과로 상당한 우위에 있다.
다만 올 들어선 롯데글로벌로지스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지고 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507억원이고 영업이익률은 2.8%다. 이에 올 상반기 순이익은 252억원으로 전년 동기(87억원)보다 3배 가량 많아졌다.
다만 택배업에 대한 투심이 약화된 상태라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목표 밸류를 제시하긴 쉽지 않은 여건이다. 올 예상 순이익(상반기 순이익 연환산)과 이달 5일 종가를 기준으로 CJ대한통운 PER(주가수익비율)은 8.7배, 한진은 15.2배다. 두 개사 평균PER은 11.9배다. 이를 롯데글로벌로지스 올 상반기 순이익을 연환산한 값(503억원)에 곱하면 밸류가 5785억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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