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8일,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제6차 보고서의 두 번째 부분을 발표했다. 67개국에서 저명한 270명의 과학자가 참여한 이 보고서는 3500여 페이지에 달하며, 산업화 이후 지구 평균 기온이 1.09℃ 상승해 전례 없는 폭염, 홍수 등의 기후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현재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IPCC는 이를 통해 급격히 증가하는 기후 리스크와 더불어 인류가 처한 생존의 위기 가능성을 진단하고 있다.
기후 변화의 전례 없는 영향
과학자들은 현재의 기후 변화가 인간과 자연에 끼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훨씬 광범위하며 더 큰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세계 곳곳에서 생물종들이 고온에 따라 서식지를 극지방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산림 파괴와 대량 폐사로 인해 수많은 종이 지역적으로 절멸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약 절반의 세계 인구가 매년 물 부족을 겪고 있으며, 특히 아프리카와 중남미, 아시아 일부 지역의 주민들은 식량 안보와 수자원 문제로 극심한 불안을 겪고 있다.
IPCC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기후변화에 취약한 국가에서 홍수, 가뭄, 폭풍 등으로 인한 사망률은 다른 지역보다 15배나 높게 나타났다. 전 세계 인구의 약 절반은 매년 심각한 물 부족을 겪고 있으며, 극심한 기후와 기상 변화가 각국에서 이재민 수를 증가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2008년 이후 매년 평균 2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거주지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다.
심각한 생태계 파괴
IPCC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 변화는 생태계에도 예상보다 더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해양과 육지의 생물다양성이 손실되고 있으며, 온대 해역의 산호초와 연안 습지, 열대우림 등이 적응 한계를 넘어섰다. 이러한 생태계 파괴는 지구 온난화와 맞물려 일부 지역을 거주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2100년까지 일부 저지대 도서국가는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완전히 침수될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생태계와 인간 사회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적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나, 여전히 한계를 마주하고 있다. 많은 지역에서 극단적인 기후와 기상 재해가 사람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기후 관련 질병과 함께 정신적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를 유발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불러온 부작용.. 경제와 사회의 위기
IPCC는 무역, 재정, 식량, 생태계 측면에서 기후 리스크가 국가 간 경계를 넘어 확산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온난화의 영향은 불평등과 사회적 취약성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으며, 이는 특히 개발도상국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더불어 기후 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인프라와 자원에 대한 리스크를 가중시키고 있다. 해수면 상승과 극단적인 기후 변화로 인해 연안 도시와 농경지가 위협받고, 도시와 해안선 인근의 인구 약 10억 명이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있다.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이 늦어지거나 미흡할 경우 불균등한 경제적 성장과 식량안보 위기, 토지와 수자원 경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보고서는 현재의 탄소 집약적 경제 모델을 바꾸지 않으면 세계적인 불평등은 더욱 고착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인류가 직면한 ‘기후 재난의 현실’
이번 IPCC 보고서는 현재 기후 변화 대응 계획이 불충분하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기존의 식생활과 개발 패턴은 결국 기후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으며, 이를 대처하기 위한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10년간의 선택이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결정짓는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이번 IPCC 제6차 보고서는 기후 변화가 지금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예상되는 위험이 매우 가까이 다가왔음을 시사한다. 과학자들은 추가적인 기온 상승이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을 경고하며, 지구온난화의 영향이 인류와 생태계의 생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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