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니냐 발생 확률 60%"…'극강한파' 전망도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기자 = 입동(入冬)을 하루 앞두고 거센 북풍을 타고 동장군이 성큼 다가온 듯하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길목인 입동의 날씨는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맑은 날씨를 보이다가도 불쑥 체감온도를 떨어뜨리는 추위가 찾아오기도 한다. 계절풍이 교체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내일(7일) 중부 내륙과 전라 내륙, 경북 내륙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를 밑돌면서 추운 날씨를 보일 것이라고 예보했다.
지난 30년간(1994∼2023년) 입동 날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을 조사해보니, 2006년에 -1.3도, 1995년 -1.0도, 2001년 -0.3도 등 수은주가 영하로 내려간 해는 고작 3번뿐이었다. 2019년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1.1도로 떨어졌을 당시 '13년 만에 가장 추운 입동'이라는 기사가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기간에 '포근한 입동'이 오히려 더 빈번하게 나타났다. 2009년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12.8도였으며, 2011년에는 11.1도, 2010년에는 10.8도, 2018년에는 10.3도를 각각 기록했다.
'입동 날 추우면 그해 겨울은 춥다'는 말이 있다. 특히 올여름 역대급 폭염의 원인인 엘니뇨(El Niño·스페인어로 남자아이) 대신 라니냐(La Niña·여자아이)가 다가오면서 '극강 한파'를 예고하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라니냐는 태평양 동쪽의 수온이 차가워지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해 5월 발생한 엘니뇨는 올해 5월 자취를 감추면서 현재 엘니뇨도, 라니냐도 아닌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 말에 라니냐가 나타날 가능성이 60%"라고 예측했다.
라니냐 현상이 발생하면 동아시아 겨울은 대개 추워지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라니냐 시기에는 시베리아의 차가운 공기 덩어리가 동아시아 지역으로 강하게 유입되면서 한반도에 폭설과 함께 강력한 한파를 유발할 가능성이 커진다. 앞서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라니냐 현상이 관측됐던 2001년과 2022년도에 영하 18도 이하로 떨어지는 매서운 추위가 발생했다"면서 "올겨울에도 극심한 추위가 찾아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엘니뇨와 라니냐는 지구의 열순환에 따른 자연적인 현상으로 이상기후는 아니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빨라지면서 발생 주기와 강수, 기온 등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라니냐가 현실화할 경우 미국 남부와 남미의 곡창지대에 가뭄으로 곡물 가격이 급등하고, 호주와 동남아는 홍수 피해로 낙농업과 쌀 생산이 타격을 받게 된다. 기후변화는 인간의 탐욕이 낳은 자연의 반작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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