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 전쟁 땐
궁중에 있는 왕과
전방에서 피흘리며 싸우는 장군은
서로 뜻이 맞기가 쉽지 않다.
이상과 명분에 집착하는 왕과
현실을 직시하고 있는 장군 간
간극 때문이다.
따라서 왕이 매패면 장군은 비둘기파,
왕이 비둘기파면 장군은 매파로
전쟁을 치루는 사례가 많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촉발돼 현재까지
'가자지구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의 네타냐후(75) 총리는
국방장관인 갈란트(65)와
내내 갈등을 겪다가
6일 전격적으로 그를 해임하고
후임에 카츠(68) 외무장관을 임명했다.
그간 극우강경파인 네타냐후 총리는
온건한 성향의 갈란트 국방장관과
사사건건 부닥쳤다.
이와 관련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10월 7일 시작된 전쟁 초반
몇달간은 저와 국방장관 사이에
신뢰가 존재했고
업무에 성과도 거뒀으나
최근에는 이 신뢰에 금이 갔다"고
밝혔다.
두사람 간 가장 큰 이견은 전후
점령지에 대한 통치 문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네타냐후는 전후 현재 점령한 가자지구의
통치를 주장한 반면
갈란트는 철수의견이었다고 한다.
또 갈란트는 전쟁보다는
인질 구출이 우선이라며
하마스와 합의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남부 사령관 출신인 갈란트는
엉뚱하고 거친 성격으로
대중의 존경을 받았었다.
그는 전쟁내내 애도의 표시로
단순한 검은색 단추가 달린 셔츠를 입었고
미 국방장관인 오스틴과 강한 유대관계를
유지했다.
반면 외무장관직에서 신임 국방장관으로
전격 임명된 카츠는
"우리는 '절대적인 승리'가 필요하다"고
엑스(X)에 글을 올렸다.
그는 "이번 전쟁의 가장 큰 목표인
하마스에 납치된 사람들의 귀환,
하마스의 완전파괴,
레바논에서 헤즈볼라의 퇴치,
이란의 침략 야욕 억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카츠의 주장은 미국 대선이 끝나고
누가 대통령이 되건
어떤 방법이든 휴전이 될 것이라는
국제적인 전망과는 달리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세력을
이참에 뿌리뽑겠다는
네타냐후의 강경 방침과
같은 말이다.
여기서 눈여겨 볼 대목은
카츠의 빈자리인 신임 외무장관에
네타냐후 자신의 최대 정적 라이벌인
기디온 자르를 임명했다는 점이다.
자르는 지난 9월 네타냐후 내각에
합류한 인물이다.
그는 4년전인 2020년 한 회의장에서
"네타냐후는 개인숭배에
전념하는 사람"이라며
문을 박차고 나갔던 앙숙이다.
그는 현재도 "이스라엘은
단결과 안정이 필요한데
네타냐후는 이 둘중 어느것도
제공할 수 없다" 고 맹공을 퍼붇는
각료다.
이런 껄끄러운 인물을 네타냐후가
뜻밖에도 외무장관에
앉힌 이유는 뭘까?
군사적으로는 강경 국방장관이
전쟁을 밀어붙이게 하고
외교적으로는 자신의 정적으로
국제적인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자르를 앞세워 유리한 협상을
이끌겠다 전략, 전술로 보인다.
네타냐후는 전쟁초기부터 안팎으로부터
개인적인 '지지율 바닥'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쟁을 악용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편 갈란트 국방장관 해임 소식에
인질가족단체는 시위를 벌이면서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을
석방하기 위해 하마스와 합의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철로에 불을 피우는 등
극렬한 시위를 이어갔다.
Copyright ⓒ 헤럴드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지금 쿠팡 방문하고
2시간동안 광고 제거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