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정당 지역 정치인 등 8명 테러조직 혐의 체포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에 나치식 국가사회주의를 부활시키겠다며 쿠데타를 모의하고 군사훈련을 한 극우 테러조직이 적발됐다.
독일 연방검찰은 5일(현지시간) 작센주 라이프치히·드레스덴·마이센과 국경 인근 지역인 폴란드 즈고젤레츠에서 일명 '작센 분리주의자' 조직원 8명을 테러단체조직 등 혐의로 체포하고 이들의 주거지 등 2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공개한 범죄사실에 따르면 이들은 2020년 11월 인종주의와 반유대주의를 주창하는 테러조직을 결성하고 작센주를 비롯한 옛 동독 지역 영토를 무력으로 장악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조직원 15∼20명은 군사장비를 갖추고 사격과 야간 행군, 도심 게릴라 전술 등 군사훈련을 반복적으로 받았다. 또 필요한 경우 '인종 청소'로 원치 않는 이들을 제거할 계획이었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날 체포된 용의자 가운데는 라이프치히 외곽 그리마에서 지역의회 의원으로 활동하는 극우 독일대안당(AfD) 정치인 쿠르트 헤타슈가 포함됐다.
경찰은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그가 카빈총을 꺼내 들자 경고 사격을 했다. 그는 턱뼈가 부러져 수술받았으나 총상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체포된 8명 가운데 AfD 소속 지역 정치인이 헤타슈를 포함해 최소 3명이라고 시사매체 슈피겔이 보도했다.
독일에서는 2022년에도 군사조직 형태를 갖추고 연방공화국 체제 전복을 노린 우익 극단주의 단체 '애국연합'이 적발됐다.
이들은 연방 정부·의회 주요 인사를 체포하고 과도정부를 세운 뒤 1918년 제1차 세계대전 패전과 함께 사라진 독일제국을 복원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쿠데타 모의에 가담한 조직원 중에는 AfD 의원을 지낸 현직 판사와 전직 군인도 있었다.
독일 극우단체는 젊은 층에서 세력을 넓히는 추세다.
이날 체포된 용의자는 모두 21∼25세이며 나머지 조직원 중에는 미성년자도 있었다. '작센 분리주의자'를 창설한 혐의를 받는 형제는 오스트리아 유명 네오나치(신나치)의 아들로, 대를 이어 극우주의 활동을 하고 있다고 디차이트는 전했다.
베를린 경찰은 지난달부터 16∼23세 네오나치 9명을 무기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 중이다. 이 가운데 올해 여름 창설된 청년 극우단체 도이첸유겐트포란(DJV·독일청년 앞으로)의 대표는 도주 우려를 이유로 구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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