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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씨는 같은 해 1월 1일 어머니에게 방값 500만원을 요구하다가 이를 들어주지 않자, 목 졸라 살해했다. 당시 방에서 자고 있던 아들 역시 같은 수법으로 목숨을 빼앗았다. 하지만 허 씨는 이들의 시신을 집안 장롱에 방치한 채 한 달간 잔인한 동거를 이어갔다.
특히 허 씨는 어머니에게 빼앗은 현금과 카드를 여자친구와 함께 유흥비로 쓰는 등 평소와 다름없이 지냈다. 또 여자친구에게 “과거 내가 폭행한 사람들이 집으로 찾아온다”고 거짓말을 하며 여자친구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이후 여자친구 집과 모텔을 전전하던 허 씨는 휴대폰 전원을 끄고, 현금을 사용하며 경찰의 추적을 피했다. 이 과정에서 두려움을 느꼈던 허 씨는 외출 준비를 하던 여자친구의 목을 조르고 흉기를 얼굴에 들이대는 등 목숨을 앗으려 했으나 여자친구의 저항으로 미수에 그쳤다.
범행은 3개월 후 허 씨의 형수에 의해 드러났다. 허 씨의 형수는 시어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으며, 경찰은 집안 장롱에서 비닐에 씌워진 2구의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은 상당히 부패됐지만, 비닐에서 허 씨의 지문이 발견됐다.
허 씨의 아들은 초등학교 6학년이었지만, 안타깝게도 코로나19로 인해 개학이 연기되면서 발견이 늦어졌다. 허 씨의 아들은 비대면으로 진행된 수업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범죄 피해자가 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수사에 돌입한 지 나흘 만에 허 씨와 여자친구를 서울 시내의 한 모텔에서 붙잡았다. 허 씨는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의 잔소리에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아들은 혼자 살 수 없을 것 같아서 살해했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존속살인, 살인, 사체유기, 살인미수 등의 혐의를 받는 허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전자장치 부착 25년을 명했다.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영구히 사회에서 격리된 상태에서 속죄하며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허 씨는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검찰 역시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렀다. 20년 뒤인 62세에 가석방이 가능하다”며 다시 사형을 구형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선고된 무기징역 선고는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한편, 허 씨의 어머니는 손자를 혼자 키웠다. 허 씨가 이혼한 데다 강간상해 등으로 2019년 말까지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아들이 정신을 차리고 지낼 것이라는 어머니의 기대는 엇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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