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명가’로 불렸던 엔씨소프트(036570)가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변화를 보여주겠다며 내놨던 신작들은 시장의 눈높이와 거리가 멀었고, 영광을 안겨줬던 ‘리니지’에 대한 비판도 여전하다. 가장 뼈 아픈 점은 AAA급 게임을 필두로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큰 시류를 외면한 채 확률형 아이템 수익모델(BM) 기반 게임에만 매진해온 ‘판단 착오’다. 결국,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할 생각도 하지 않았던 것이 지금의 엔씨를 만들었다.
|
그러나 최근 몇 년간의 부진한 모습만으로 엔씨의 미래가 암울하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27년간 엔씨가 쌓아온 기술과 개발력, 무엇보다 여러 위기를 넘겨온 ‘저력’이 있어서다. 업계에서도 “엔씨가 마음만 먹으면 다시 국내 최고 게임사의 자리를 되찾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1황’이라 불리는 넥슨도 과거 PC에서 모바일로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해 고전했던 때가 있었다. 특히 2016년에는 ‘세상에 없었던 게임’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모바일 게임 20종 출시를 예고했으나 야심작이었던 ‘야생의 땅: 듀랑고’ 조차 흥행하지 못했다.
이처럼 게임 기업들은 변화의 흐름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에 따라 흥망성쇠가 갈린다. 다행스러운 점은 엔씨도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본격적인 쇄신작업에 나섰다는 것이다. 올해 엔씨는 고강도 구조조정과 분사, 비수익 프로젝트 종료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체질 개선을 위한 토대를 닦는 셈이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4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시장에 실망을 안겨 드려 죄송하다”며 “내년부터 본업에 충실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내년부터 엔씨는 여러 신작들을 대거 내놓는다. 특히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AAA급 작품 출시가 예고돼 있다. PC·콘솔로 출시될 슈팅게임 ‘LLL’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이온2’가 주인공이다.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하다. 수많은 새로운 시도가 있어야 작은 실마리라도 찾을 수 있다. 변화를 위해 필요한 조건들은 이미 갖췄다. 2025년 엔씨가 선보일 새로운 혁신과 성과가 기대된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