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진호 정치에디터]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7일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정치권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과 국정 쇄신 방안을 소상히 밝힐 예정이다. 당초 윤 대통령은 이달 중순 예정된 외유 일정 등을 고려해 이달 말쯤 대국민 소통 형식의 자리를 만들 계획이었지만, 명태균씨 녹취 파동을 비롯해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이 크게 고조됨에 따라 기자회견을 앞당기기로 했다.
특히 국정 지지율이 10%대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뿐만 아니라 여권 내에서도 국정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어 윤 대통령이 결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자회견 시간이나 질문분야 개수 등에 제한없이 자유 질문에 입장 밝힐 것"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오는 7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기자회견 형식과 관련해 회견 시간이나 질문 분야·개수 등에 제한 없이 기자들과의 자유 질의응답을 통해 모든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지난 5월과 8월의 대국민 담화·기자회견은 윤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20분 이상 국정 성과 위주 담화를 발표한 뒤, 브리핑룸으로 이동해 정치·외교·사회·경제 등 분야를 나눠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는 방식이었다. 이번에는 질문분야를 나누지 않고 자유롭게 질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날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 씨 공천 개입 의혹 등 각종 민감한 현안에 대한 입장도 상세하게 밝힐 것으로 보인다. 기자회견의 형태로 진행되는 만큼 1문1답을 통해 기자들의 질의에 윤 대통령이 최대한 구체적으로 답변을 이어가는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일방적으로 대통령의 입장을 전하기보다 국민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소통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이날 기자회견이 과거의 기자회견 방식처럼 사태를 설명하려는 방식의 회견이 되면 오히려 또 이제 역풍을 불 수 있고 성난 민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에서는 "이번 기자회견에는 윤 대통령이 직접 소상하게 답변을 할 것이며, 어느 사안 하나에 대해서 질문 하나가 아니라 궁금하면 또 물어보고, 그게 성이 안 차면 또 물어봐도 모두 답변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 대선에서 어떤 결과 나와도 잘 대응할 준비 돼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미국대선 등 국제정세와 관련, "미국 대선이 6일 개표를 시작하는데 세계사적 변화 올 수 있는 투표라는 평가도 있다. 미국 선거 결과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중국, 러시아, 유럽연합(EU), 일본 등 향후 정국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한 상황에서 우리도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자체가 미 대선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고, 미 대선 결과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영향을 미치고,, 다시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은 한 주"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미 대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우리 정부는 잘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당초 이달 하순께 대국민 소통에 나서려 한 것도 미 대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 외교·안보 현안 대응책도 달라져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결정됐지만 전날 윤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불참으로 야당 의원들의 불만이 고조된 데다 여권 내부에서도 국정 쇄신 요구가 빗발쳐 전날 참모진 회의를 거쳐 기자회견 일정을 전격 앞당기기로 했다는 전언이다.
윤 대통령과 추경호 원내대표의 만남도 회견 앞당긴 계기 된 듯
또 윤 대통령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만남도 회견을 앞당기는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이런저런 말이 있어서 제가 어제 대통령실에 다녀왔다"며 "당초 (윤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11월 말쯤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것보다 훨씬 이른 시점이면 좋겠고, 가급적 해외 순방 전에 그런 기회를 가지면 여러 상황에 대한 이해도 높아지지 않겠냐는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이와 관련, "이번 회견은 윤 대통령이 3개월마다 한번씩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했고, 11월에 임기반환점이었기 때문에 그동안 기자회견을 준비해왔다"면서 "대선 결과가 나와서 큰 흐름이 잡히고 정세가 어떻게 되는지 어느 정도 안정이 된 다음에 종합해서 아마 여러분께 보고드리고 설명드리는 게 아마 가장 낫다 했으나 미 대선결과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고, 순방이후는 너무 늦다는 참모들의 판단과 함께, 당에서도 여러 논란이나 현안이 있으니 가급적 빨리 하는 것이 어떠냐는 취지의 제안도 있어서 모든 것을 종합해서 7일로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담화에 김건희 여사가 기자회견장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데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런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 같다. 가능성이 없다기보다는 적절한지 모르겠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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