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66㎏급에서 ‘성별 논란’ 속에 금메달을 차지한 복싱선수 이마네 켈리프(26·알제리)가 생물학적으로 남자가 맞는 것으로 밝혀져 다시 논란이 불거졌다.
5일(현지시간) ‘타임즈 오브 인디아’ 등 복수 외신은 프랑스 저널리스트 자파르 아이트 아우디아가 확보한 의학 문서에 칼리프가 내부 고환과 XY염색체를 갖고 있다고 적혀있다고 보도했다.
아우디아는 칼리프 관련 문서를 공개하면서 “칼리프는 자궁이 없는 대신 내부 고환이 있었으며, XY염색체를 갖고 있다. 또한 5-알파 환원효소 결핍 장애가 있는 것이 발견됐는데, 이는 남성만 겪는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문서는 프랑스 파리 크렘린 비세트레 병원과 알제리 모하메드 라미네 드바긴 병원의 협업을 통해 작성된 것이다.
앞서 칼리프는 8월 10일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 가로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66㎏급 결승전에서 중국의 양류(32)를 상대로 5-0(30-27, 30-27, 30-27, 30-27, 30-27) 판정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알제리 여자 복싱 역사상 최초의 금메달이며, 알제리 복싱 전체를 통틀어서도 1996 애틀랜타올림픽 호시네 솔타니 이후 28년 만의 금메달이다. 하지만 칼리프는 대회 내내 ‘성별 논란’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다.
그는 지난해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XY 염색체’를 가졌다며 세계선수권대회 실격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우마르 크렘레프 IBA 회장은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에 “유전자(DNA) 검사 결과 켈리프는 XY 염색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명돼 경기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이후 IBA가 판정 비리 등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올림픽 경기를 관장할 권리를 빼앗기면서, 칼리프는 올림픽에 출전하게 됐다.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염색체만으로 선수의 성별을 결정지을 수 없으며, 칼리프의 여권에 ‘여성’이라 명시돼 있으므로 여자 종목에 참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에 나선 칼리프는 압도적 실력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칼리프는 파리올림픽에서 16강전을 제외하고 모두 5-0으로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특히 16강전에서는 안젤라 카리니(25·이탈리아)가 경기 시작 46초 만에 기권했다. 카리니는 칼리프와의 악수를 거부한 뒤 울면서 링을 떠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칼리프는 “명예가 실추됐다”며 법적 고소장까지 제출하는 등 자신이 여성임을 주장했지만 이를 뒤집는 자료가 나오면서 논란에 다시 불이 붙게 됐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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