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정부서울청사, 조은혜 기자) 문화체육관광부는 5일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특정감사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정몽규 회장에게 회장 등 관련자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고, 국가대표팀 감독은 재선임 방안을 강구하도록 통보했다. 홍명보 감독을 재선임하든 그렇지 않든, 절차적 하자를 치유할 방안을 찾으라는 것이 골자다.
문체부는 지난 7월 29일부터 대한축구협회의 위르겐 클린스만,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비리 축구인 기습 사면 및 철회,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건립 관련 차입금 실행과 보조금 집행, 비상근 임원 급여성자문료 지급, 지도자 자격 관리, 기타 운영 관련 사항에 대해 감사를 진행, 이날 "축구협회에 총 27건의 위법하고 부당한 업무처리가 있었음을 확인하고 이에 대해 문책(징계), 시정, 주의를 요구하고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고 최종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문체부는 "축구협회 규정상 감독은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추천하고 이사회가 선임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 선임 시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 전력강화위원장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해 줄 것을 요청하고, 제2차 회의에서는 감독 선임 결과를 통보하는 등 전력강화위원회를 무력화했다. 또한 추천 권한이 없는 회장이 면접을 진행하고 이사회 선임 절차를 누락했다"고 지적했다.
홍명보 감독 선임 시에는 "회장 지시를 이유로 규정상 권한이 없는 기술총괄이사가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방법으로 면접을 실시하고, 홍 감독을 최종 감독으로 내정・발표한 후에 이사회에 서면으로 의결을 요구하는 등 형식적으로 이사회를 운영한 사실이 확인했다"는 것이 문체부의 설명이었다.
문체부는 "감독 선임 과정의 문제가 드러나자 허위 반박자료와 보도설명자료를 배포하는 등 축구협회 공식 발표를 신뢰하는 국민들을 기만하는 행태를 보였다"면서 "축구 국가대표팀 운영규정을 위반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를 부적정하게 운영한 책임을 물어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관련자인 상근부회장, 기술총괄이사 등에 대해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를 요구했다"고 발표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올해 하반기 공직유관단체로 신규 지정된 바 있다. 이날 브리핑을 진행한 최현준 감사관은 "공무원 징계령에 따르면 자체 감사에서 징계를 요구할 때는 경징계와 중징계를 나눠 요구하도록 되어 있다"며 "이에 준해 축구협회 공정위원회 규정에서 자격정지 이상은 제명, 해임, 자격정지 이상이 공무원의 중징계에 해당한다. 이 세 가지 중 공정위에서 선택하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최 감사관은 "대한축구협회장이라는 자리는 축구협회를 대표하고 사무를 총괄하는 막중한 자리다. 따라서 그 누구보다도 축구협회의 규정과 절차를 준수하고 이사회를 존중할 책임이 있다. 그럼에도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부당한 지시를 하거나 개입하는 행위를 했고, 사면 과정에서도 많은 논란이 있었다. 사면 규정에 대한 안내를 받고도 무시하고 추진했고, 이런 부분은 공정위가 규정하는 징계 사유라고 판단,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문체부는 절차적 하자가 확인된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해서는 전력강화위원회에서 감독 후보자를 다시 추천해 이사회에서 선임하는 방안 등을 포함, 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의 절차적 하자를 치유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통보'했다.
최현준 감사관은 이에 대해 "중간 브리핑 때도 말씀 드렸듯 권한 없는 분에 의해 감독 후보자가 최종 추천이 됐다. 이것은 중대한 절차적 하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축구협회가 스스로 바로잡아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다. 그 과정에서 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과 체결한 계약을 유지할지, 취소할지는 축구협회가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고 짚었다.
문체부는 감사 결과에 따라 축구협회에 관계자 문책(징계), 시정, 주의, 제도개선, 통보 조치했다. 축구협회는 조치 요구에 따라 문책(징계)의 경우 1개월 이내에 징계 의결 후 결과를 통보해야 하며, 제도개선, 시정 등의 조치는 2개월 이내에 조치하고 보고 해야 한다. 다만 감사 결과에 대해 재심의를 신청하면 문체부는 재심의 접수 후 2개월 이내에 심의해 그 결과를 통보하게 된다.
문체부는 '홍명보 감독 선임에만 6개월이 걸렸는데, 2개월 안에 감독을 재선임할 수 있겠느냐' 묻는 질문에는 "규정을 보면 2개월 안에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어려울 경우 일정을 포함해 조치 계획서를 제출하면 괜찮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최현준 감사관은 "향후 미래에도 국가대표 운영 규정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하겠지만, 이번 감독 선임도 마찬가지다. 다만 축구협회의 경우 지도・감독을 받는 기관이긴 하지만 자율성과 독립성이 보장된 기관이다. 지금 감독과의 계약 당시의 불투명하고, 불공정했던 절차적 하자를 치유라하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명보 감독도 다시 후보자로 올라갈 수 있다. 논의해서 후보자를 추천하고, 이사회 선임 방안도 선택할 수 있다. 문체부는 감독의 주체이긴 하지만 민사상 계약에 대해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축구협회가 절차적 하자를 치유하면서 홍명보 감독과 계약을 변경하거나 취소할 수 있다고 본다"고 얘기했다.
문체부는 "축구협회에서 국민의 눈높이와 여론에 맞춰 바른 판단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문체부 차원에서 축구협회가 공정하고 투명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정상적인 조직으로 거듭할 때까지 국민의 여망 담아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정책적 수단을 활용할 것을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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