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 이정현. 사진제공|KBL
서울 삼성은 2021~2022시즌부터 2023~2024시즌까지 3시즌 연속 최하위(10위)로 고개를 숙였다. 김효범 감독(41) 체제로 팀을 재편한 올 시즌에는 국내 최정상급 가드 이대성(34)을 영입하는 등 전력을 보강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5일 현재 1승6패로 원주 DB와 공동 최하위다. 구단 최다인 개막 6연패의 불명예를 쓴 뒤 뒤늦게 첫 승을 거두며 나쁜 흐름을 끊은 게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과거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경기를 쉽게 내주진 않는다는 것이다. ‘2024~2025 KCC 프로농구’ 7경기 중 5경기가 5점차 이내 승부였고, 10점차 이상 벌어진 경기는 없었다. 20일 수원 KT전이 올 시즌 최다 점수차 패배(63-72) 경기였다. 결정적 순간 턴오버를 반복하는 등 고비를 넘지 못하고 있지만, 어떻게든 팽팽한 흐름을 이어간다는 점은 다음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다.
그 중심에 베테랑 가드 이정현(37·191㎝)이 있다. 올 시즌 7경기에서 평균 30분51초를 뛰며 11점·3.7리바운드·6.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삼성 선수 중 평균 30분 이상 소화한 이는 이정현이 유일하다. 그만큼 팀 내 비중이 크다. 2011~2012시즌(당시 안양 KGC·현 정관장)부터 2023~2024시즌까지 매 시즌 두 자릿수 평균 득점을 올리는 꾸준함을 보여줬지만, 그가 삼성으로 이적한 2022~2023시즌부터 팀이 잇따라 최하위에 머문 까닭에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
현재 삼성의 핵심 공격 옵션은 평균 22.1점을 올린 외국인선수 코피 코번(210㎝)인데, 동료들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이타적 플레이도 강점인 대체 불가 자원이다. 그러나 코번은 포스트 플레이에 특화된 선수다. 슛 거리가 길지 않아 미드레인지와 외곽에서 그를 도와줄 선수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정현이 그 적임자다. 다양한 위치에서 득점이 가능하고, 공격 기회를 열어주는 시야도 갖추고 있어서다. 승부처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것도 이정현의 몫이다. 팀 내 득점 2위인 센터 이원석(206㎝·11.3점)의 부족한 경험을 보완해주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적어도 삼성이 경쟁력을 유지하는 측면에서 이정현의 역할은 절대 작지 않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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