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국내 1위 인스턴트커피 제조사 동서식품이 제품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통상적으로 1위 업체 가격 인상 시 경쟁사도 똑같이 인상하는 도미노 현상이 발생하는 만큼 ‘커피플레이션(커피+인플레이션)이 우려된다.
동서식품은 오는 15일부터 인스턴트 커피, 커피믹스, 커피음료 등 제품의 출고 가격을 평균 8.9%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맥심 모카골드 리필 500g 제품은 1만 7450원에서 1만 9110원으로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 2.16kg 제품은 2만 3700원에서 2만 5950원으로 △카누 아메리카노 90g 제품은 1만 7260원에서 1만 8900원으로 △맥심 티오피 275ml 제품은 1290원에서 1400원으로 △맥스웰하우스 500ml 제품은 1450원에서 1560원으로 인상된다.
이번 가격 인상은 커피 원두 및 설탕, 야자유 등 주요 원재료의 가격 상승과 높아진 환율의 영향을 반영했다고 사측은 설명했다. 커피 원두 및 주요 원재료는 전량 수입하는 만큼 환율로 인한 부담이 가중됐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전세계 이상기후로 인한 커피 생산량 감소로 높은 원재료 가격 수준이 지속되어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커피의 주요 원료인 원두 가격은 연일 치솟고 있다. 고급 커피에 쓰이는 아라비카 원두뿐 아니라 인스턴트 커피에 쓰이는 로부스터 원두도 가격이 급등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LIFFE) 로부스타 원두 평균 가격은 톤당 4687.65달러를 기록했다. 전년(2453.95달러) 대비 91.02% 증가한 수치다. 로부스터를 수입하는 베트남이 가뭄에 태풍 피해를 겪으며 공급에 차질을 빚은 탓이다.
원두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아라비카 원두는 4일 기준 톤당 5422.21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3.8% 급등했다. 로부스터 역시 톤당 4318달러로 전년보다 12.75% 올랐다.
설탕 가격도 크게 올랐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9월 세계 식량 가격지수 설탕 가격은 2024~2025년도 전세계 설탕 가용량이 부족할 것이란 우려에 전월보다 10.4%나 올랐다. 브라질의 건조한 날씨와 8월말 발생한 화재로 인한 수확량 감소 전망이 설탕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이다. 인도에서 사탕수수를 에탄올 생산에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함에 따라 설탕 수출 공급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국제 설탕 가격의 전반적인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전문점 가격도 올랐다. 스타벅스는 지난 8월 모든 음료의 그란데(473㎖)와 벤티(591㎖) 사이즈 가격을 각각 300원·600원 인상했다. 이달 1일부터는 아이스 음료 중 일부인 논커피 음료 11종의 톨 사이즈 가격을 200원씩 올렸다.
커피뿐 아니라 식료품 가격은 다시 상승 조짐을 보이면서 업체들의 가격 인상 행렬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기후 변화 영향으로 주요 원재룟값이 오르면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9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보다 3% 상승했다. 상승 폭은 2022년 3월 이후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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